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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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posts스캐너스 Scanners (1981)
원자력 실험의 후예들인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과는 또 다른 이야기. 정부 주도로 태어난 초능력자들의 이 이야기는 초인이라는 이름의 검투 대신 초능력자들끼리 쫓고 쫓기는 냉전식 스릴러의 형태를 띈다. 크로넨버그의 본격 헐리웃 경력이 시작되기 전의 작품이라서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부족하다 할 수 있으나, 오히려 건조한 듯 심오한 톤이 인상적이고 결과적으로는 [엑스맨] 만큼이나 후대의 픽션 작품들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입던 완화제를 복용한 산모들이 기형의 아이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의료사고, 일명 "탈리도마이드 사건"에서 영화의 아이디어가 시작한다. 크로넨버그는 발칙하게도 여기에 음모론을 덧댄다. 냉전 막바지에 쓰여진 시나리오는 임산부들에게 처방한 약물이 (사람의 뇌를 조종하거나 터뜨릴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벽을 파낸 돌가루를 처리와 그 도구를 은닉하는 방식이랄지, 다른 재소자들과의 긴장 관계 등 "깜빵 생활"과 탈옥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사실은 모두 [알카트라즈 탈출]의 것을 그대로 베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부터가 그 영화보다 나중에 나왔으니, 크레딧에 리처드 티글 이름을 올리지 않고서도 괜찮은 걸까 싶을 정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탈옥의 테크닉이 사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고, 결국은 듀프레인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영화는 요약된다. 무작정 낙관적인 희망만이 능사가 아닌, 계획과 가능성이 담보되었을 때의 희망이 진짜 희망이다. 나는 듀프레인이 레드에게 전한 메시지를,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그렇게 해석한다. 듀프레인은 억울한 옥살이일지언정 어쨌든 적응했고
기생충 (2019)
부자(富者)의 자유와 빈자(貧者)의 계획, 나는 그렇게 대략 축약한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하는 가장 유명한 대사. 그렇다, 문득 찾아온 찬스에 맞춘 기우의 계획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 계획이란 것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계획이 실패함으로써 결국 밝혀지지 않지만, 그 폭우가 쏟아지기 전 까지는 기우의 계획은 성공적인 듯 보인다. 박사장 부부는 아무 것도 모른다. 줄을 잇는 새 피고용인들이 사실은 한통속이라는 것을 모른다. 다송의 트라우마가 뭔지 모르고 다혜가 잘생긴 과외 선생들과 방에서 뭘 하는지 모른다. 문광의 비밀을 모르며 지하 벙커의 비밀을 모른다. 이렇게 아무 것도 몰라서 그들은 손해보는가? 전혀. 박사장이 칼에 찔린 건 자존심 상한 기생충들의 예외적인 악의(惡意) 때문이지, 결
괴물 (2006)
조롱이 아니라 정말 존중의 의미로서, 영화는 "가지가지" 한다. 봉준호가 괴수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일단 놀라고, 그 배경이 내가 자란 동네라고 해서 또 놀란다. 영화가 시작한다. 어지간한 헐리웃 괴물 영화였으면 아직도 등장인물들 소개하고 있을 시간인데 여기선 다짜고짜 괴물부터 튀어 나온다. 그런데 대낮이다. 봉준호 엇박자 세계관에 들어온 괴물은 그렇게 줄줄이 이어지는 깜짝쇼로 인상깊게 데뷔한다. 씩씩해 보이던 첫인상과 달리 이 한강 괴물은 사실은 너무나 외롭고 애처롭다. 한강에 트럭만한 괴물이 나타난 미증유의 대사건, 하지만 사람들은 엉뚱한 시위만 할 뿐 괴물이라는 게 아예 출현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군다. 이토록 세간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한 괴수가 또 있었나. 심지어 이름 조차 없잖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