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누아르

포스트: 9|아이템:테크누아르(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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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스 Scanners (1981)

멧가비|2021년 2월 12일

원자력 실험의 후예들인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과는 또 다른 이야기. 정부 주도로 태어난 초능력자들의 이 이야기는 초인이라는 이름의 검투 대신 초능력자들끼리 쫓고 쫓기는 냉전식 스릴러의 형태를 띈다. 크로넨버그의 본격 헐리웃 경력이 시작되기 전의 작품이라서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부족하다 할 수 있으나, 오히려 건조한 듯 심오한 톤이 인상적이고 결과적으로는 [엑스맨] 만큼이나 후대의 픽션 작품들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입던 완화제를 복용한 산모들이 기형의 아이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의료사고, 일명 "탈리도마이드 사건"에서 영화의 아이디어가 시작한다. 크로넨버그는 발칙하게도 여기에 음모론을 덧댄다. 냉전 막바지에 쓰여진 시나리오는 임산부들에게 처방한 약물이 (사람의 뇌를 조종하거나 터뜨릴

데몰리션 맨 Demolition Man (1993)

멧가비|2021년 1월 20일

동시대 3대 근육 배우들의 공통점, 나름대로 그럴싸한 SF 출연작 하나 씩은 갖고 있다. 아예 레전드인 [터미네이터]를 제외하고서라도 슈월츠네거에겐 [토탈 리콜]이 있고, 반담에겐 [타임 캅]이 있다. 스탤론한테는 이 영화가 있지. 욕설은 물론 섹스도 금지될 정도로 엄숙주의로 철갑을 두른 제도권 이면에는 쥐고기도 기꺼이 먹는 지하세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근육 배우들의 SF가 대개 그러했듯이, 그러한 양극화 디스토피아적 배경 설정은 근육으로 때려 부술 또 하나의 놀이터일 뿐 진지한 고찰 같은 건 기대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는 [토탈 리콜]도 언감생심이고, 슈월츠네거로 치자면 [여섯번째 날] 정도 되는 스탤론 필모라 봐도 되겠다. [타임 머신], [화씨 451] 등 개성 있는 SF 작품들의 세계관을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멧가비|2017년 10월 12일

"후속작"이라 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작의 설정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개진하는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이 주로 그러하고 [007] 시리즈는 극단적으로 그러하다. 또 하나의 부류는 철저하게 전작에 종속적인 경우. 이 영화가 그렇다. 리들리 스콧이 쌓아올린 놀랍고도 끔찍한 디스토피아 비전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대신 전작의 '릭 데커드'와 넥서스 모델들의 후일담을 다루는 영화. 드니 빌뇌브가 전작의 "흉내"를 내리란 건 시작부터 자명했다. 여기서 걱정이 시작된다. 원작 없이도 빌뇌브는 "있는 척"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란 게 내가 봐 온 그의 영화들에 대한 인상이었으니까.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가 주는 시청각적 매력은, 80년대 특유의 근본없이 조야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

멧가비|2017년 10월 12일

거의 모든 "장르 이름"이 조금씩은 모호한 구석을 내포할텐데, 그 중에서도 '사이버 펑크'라는 장르는 특히나 그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편의에 의해 고안된 어떠한 기술이 고도로(혹은 극단적으로) 첨단화(cyber)된 세상과 그에 반(反)하는 부적응자(PUNK)를 다루는 이야기라고 정의 내린다. 이 영화가 사이버 펑크의 야훼 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담 정도의 취급을 받는 것 역시 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쫓는 자인 릭 데커드와 쫓기는 자인 로이 배티. 그 둘은 통제하는 조직의 말단 그리고 탈주 조직의 리더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하지만 그 둘은 영화에서 묘사하는 레플리컨트 관련 규제, 그리고 그 탄생 배경인 2019년의 세계관에 대한 부적응자들이라는 점에서 동류이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