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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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1005 Oxygen
모팻 특유의 가르치려드는 태도는 여전하다. 모험을 하다보니 위기에 처한 게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그 시간 그 장소를 굳이 발굴해 내서 찾아가는 느낌. 그나마 인종주의에 대한 유머는 좀 센스 있었다. 이번 시즌, 혹은 시즌8부터 이어지는 모팻 체제 닥터 후의 이질감이 거기에 있다. 모험을 찾고 그 다음이 위기, 가 아니라 그냥 어딘가 갔는데 거기가 위험한 곳이라는 패턴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 닥터와 컴패니언의 의기투합에서 모험-위기-해결로 이어지는 흐름이 유기적이질 못하다는 거다. 무성의한 각본, 그리고 쇼 러너로서의 모팻의 매너리즘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결과들인 것 같고 8에 이어 9 그리고 현재 10시즌, 그 경향은 점점 심해진 거다. 그래도 이번 시즌 중에서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이 탐사는 처음부터 글러먹었다. 이성적 탐구 대신 다분히 종교적인 환상에 집착하는 과학자들에게 맡겨진 순간부터 말이다. "너희는 아무 것도 아니란다", 자의식 과잉의 오만한 인류라는 종에게 한 방 먹이는, 누군가에겐 절망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속 시원한 이야기. 영화를 관통하는 담론은 인간의 나약함이다. 영화 속 탐사 대원들이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데에 그렇게 까지 집착하는 이유는 순수한 과학적 탐구심이 아닌, 상위 존재에 기대고 싶어하는 의존성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영화 외적으로 보면, 태고에 미신이나 종교로 설명해야 했던 수 많은 현상들을 이제 과학이 모두 정복했음에도 여전히 현실의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인간은 결국 눈에 보이는 건 뭐든 파헤치면서도 진심으로

아일랜드 The Island (2005)
마이클 베이가 놓친, 그러나 놓치지 말았어야 할 세가지. 1사회통제에 대한 시민 개인의 참여의식. 링컨은 자신의 속한 공동체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질문이 가질 의미에 대해 무관심하다. 어차피 배양실이 발견되는 장면 이후로는 불필요한 질문이지만. 2이건 레플리컨들의 역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로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의 안티테제일 수 있었다. 그러나 주인공 링컨과 조던은 폼 잡는 액션과 유치한 로맨스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책받침 아이돌 이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3영화 속 복제인간들에게는 '신앙'과 '섹스'라는 개념이 없다. 여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류와의 문화충돌, 그리고 복제인간들의 독립과 성장을 담론으로 삼았더라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조금

소름 (2001)
귀신이 나타나 사람을 괴롭히는 건 픽션의 일. 현실에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귀신 관련 공포의 극한은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이다. 이 영화는 호러를 표방하고 있으면서 그 흔해 빠진 귀신딱지 하나 구경 시켜주질 않는다. 대신 영화는 낡은 아파트의 벽이며 불 꺼진 구석 어딘가들을 무심하게 들여다 볼 뿐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보고싶지 않은 그 어둠을 쳐다보게 만들어 무언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공포의 끝을 체험하게 한다. 때문에 영화 내에 깔린 인물들의 서사나 근친상간에 대한 암시들 그 어떤 것도 맥거핀 이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의 공포, 즉 오싹함 역시 특별히 기승전결 구조를 지니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작동하게 마련이다. 적절한 상황,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낄만한

타짜 (2006)
주인공은 이름부터 끝내준다 김곤. 지역색도 없고 성별도 알 수 없는 두 글자 똑 떨어지는 그 이름 고니. 주인공 이름이 이쯤 돼야지. 그저 촌부였던 고니는 부르지도 않은 남의 사기 화투판에 제 발로 기어들어간다. 마치 도박이 고니를 불러들이듯 고니가 스스로 향기에 취해 꽃밭에 다이빙하듯, 부모님의 원수 아니 누나 이혼 위자료의 원수인 박무성을 찾아다니던 고니는 기연인지 악연인지 재야의 은둔 고수 평경장을 만난다. 언월도 아니 손가락 작살내는 작두를 휘두르는 고니를 본 전국구 타짜 평경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뺨때리는 잔머리로 입문 테스트를 통과한 고니는 그렇게 첫 사부를 얻는다. 화투패를 쥐고 이리 조물락 저리 주물럭 하는 고니의 손은 소화자에게 머리통을 얻어 맞으며 물지게를 지던 성룡의 고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