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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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멧가비|2022년 5월 7일

기대치는 정점을 찍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MCU 영화 사상 가장 큰 거물 감독. 심지어 호러와 슈퍼히어로 두 장르에서 이미 영광스러운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있는 감독. 단지 구 레전드가 아니라 아직도 평가가 유효한 장르 거장. 무덤에서 손을 뻗쳐 올린 시체처럼, 샘 레이미도 그렇게 자신의 주특기를 펼칠 수 있는 장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장르만 호러고 장르만 슈퍼히어로다 뿐이지 정작 샘 레이미가 잘 하는 것들은 대부분 여기에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다. 너무 기괴하고 폭력적이어서 오히려 웃음이 터질 지경인 과장된 스플래터를 마블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애쉬처럼 멀끔한 얼굴로 주접을 떤다고? 심지어 감정과 감정이 충돌하는 영화인데 그 캐릭터들은 샘 레이미가 직

완다비전 WandaVision (2021)

멧가비|2022년 5월 7일

MCU의 몇몇 작품들처럼 이 드라마 역시 슬픈 패배담이다. 비전은 결국 온전히 되살아나지 못했고 꿈마저 잃은 완다는 마법의 세계로 숨어들고야 만다. 완다는 등장 이래 늘 실패하고 누군가를 잃는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쌍둥이를 잃고 [시빌워]에서는 안식처에서 쫓겨나 도망자가 되었으며 [인피니티 워]에서는 연인을 잃었다. 완다 외에 이 정도로 가혹하게 굴러온 건 피터 파커 정도겠지. 코믹스를 먼저 경험한 자와 아닌 자의 단 한 가지 유의미한 차이라면 특정 캐릭터의 미래를 대강 점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믹스 선행자들은 완다가 절망의 끝에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고 있으며 영화판의 완다 역시 악당 혹은 그에 준하는 트러블 메이커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예감한다. 걱정되는 것은, 코믹스 쪽과는

북 오브 보바 펫 The Book of Boba Fett (2021)

멧가비|2022년 5월 7일

[만달로리안]에서부터 이 시리즈는, 정치 암투나 거시적인 선악 대결 등의 식상한 플롯에서 벗어난 관점으로 세계관을 새삼 들여다보는 데에 매력이 있다. 당장에 저 밉살맞던 샌드족이 든든한 아군 포지션으로 등장하는 건 익숙한 제다이 서사에서는 어지간하면 불가능할테니 말이다. 자바 궁전이 이렇게 안락한 곳이었던가, 랭커가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 거냐고. [만달로리안]이 스파게티 웨스턴의 우주 버전이었다면 이 드라마는 일종의 갱스터 땅따먹기를 표방하며 시작된다. 보바가 동네 깡패 총대장을 자칭하며 군소 갱 두목들을 모았을 때, [GTA 샌 안드레아스]나 [세인츠 로우] 같은 게임에서나 보던 걸 스타워즈 외전에서 볼 수 있게되나 싶어서 엄청나게 기대했단 말이지. 그런데 장르 판 잘 깔아놓고 주인공 보바가 자

더 배트맨 The Batman (2022)

멧가비|2022년 3월 7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크 나이트]보다는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진다. 그 치밀하고 쫀쫀한 긴장감은 차마 이기지 못했으나 나는 놀란이 만든 캐릭터로서의 배트맨보다 이쪽이 더 맘에 든다. 한 마디로, 까리하다. 개간지. 적어도 이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배트맨이 개한테 물려 낑낑대는 흉한 꼴은 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파이더맨 IP에서 샘 레이미가 알짜배기들을 다 뽑아먹었고, 나머지 잉여들로 신작을 꾸리기 위해 마크 웹은 본격 하이틴 로맨스를 들고 나온 바 있다. 하물며 배트맨 IP는 80년대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모더니즘이 시작된 이래 해석본만 네 개다. 펄프 소설과 찰스 디킨스를 모티브 삼아 자기만의 고담시를 창조한 팀 버튼. 60년대 애덤 웨스트 키치를 데카당스적으로 재해석한 조엘 슈마허.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멧가비|2022년 3월 7일

스킨만 다를 뿐, 마이크 저지의 [이디오크러시]와 본질적으로 같은 결의 미래를 묘사하고 있다. 정치 신념 때문이든, 음모론에 절어서든, 시발점이 무엇이건 결국 시민의 다수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전거로 질주하듯, 반지성주의에 올라탄 채로 파멸까지 달려야 직성이 풀리는 족속들이라는 것. 다시 말하지만, 정말로 원인은 다양하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그러라고 하니까? 어릴 때 부터 그러라고 배워서? 자신이 틀린 걸 알지만 타인에 의해 자신이 교정 당하는 게 단순히 자존심이 상해서? 멍청한 게 멋있다고 생각해서? 틀린 것을 알고도 고쳐 똑똑하게 굴지 않겠노라 골을 부리고, 깨인 사람들에 대한 조롱과 공격성으로 오히려 역대응하는 심리, 도저히 모르겠는 심통,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법 까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