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c et nunc: 지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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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hic et nunc: 지금, 여기 |2013년 11월 29일

아트나인에서 +GV(김조광수, 진중권) 관람. 원제는. 진 로빈슨 주교는 미국 성공회의 주교이다. 성공회의 모든 주교들은 10년에 한 번씩 영국에 모여 큰 회의(람베스 회의)를 하는데, 로빈슨 주교는 철저히 배제당한다. 심지어 설교금지도 당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를 요청한 교회에서의 설교 중, 어느 젊은 남자가 당신때문에 교회가 분열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너무 마음 아픈 장면이었다. 성가대의 찬양이 흘러나오고 그래도 계속되는 남자의 증오서린 말들. 극명한 대비. 교회의 조직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에이즈 걸린 흑인여성, 이러저러한 이유로 배척당한 사람들. 로빈슨 주교는 회

싱글맨 (A Single Man, 2009, 톰 포드)

싱글맨 (A Single Man, 2009, 톰 포드)

hic et nunc: 지금, 여기 |2013년 7월 29일

조지와 케니의 대화 조지와 짐이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그 순간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소환할 수 밖에 없는 그 찰나들을 시시때때로 떠올리며 조금씩 현재를 잃어간다. 끝이 없는 상실감. 잠시 그 끝이 보이는 것도 같았지만, 인생은 다른 방식으로 그의 뒷덜미를 붙잡는다. 얇은 한 권의 소설 속에서, 조지의 마음 속을 휘젓고 다니던 그 말들과 치밀한 묘사들이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되었는지 볼 만했다. 단 하루의 이야기일 뿐이고 조지의 독백으로 시작해서 독백으로 끝나는, 심리묘사에 공들인 작품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울림과 여운이 남았던 영화. 그래서 다시 볼 예정.

여우비 (A Passing Rain, 2006, 김명화)  스포 有

여우비 (A Passing Rain, 2006, 김명화) 스포 有

hic et nunc: 지금, 여기 |2013년 3월 10일

8분짜리의 아주 짧고 짧은 단편영화의 스포일러.... 라고 쓰는게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짧으니까 말하는 모든게 스포일러. 고백은 갑작스러웠다! 저 골목 끝에서 해리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걸 발견한 다미. 자기가 마시던 환타를 주려고 다가간다. 간접키스의 환상을 꿈꾸며 ㅋㅋㅋㅋ 귀여운 짓을 하는 다미. 응? 그런데 해리는 남자친구 생일을 축하하는 종이따위를 붙이고 있었음(....) 뿔난 다미. (이때부터 약간 정신줄을 놓은 듯ㅋㅋㅋ) 종이를 뜯는다. 한장씩 한장씩. "야 뭐야... 장난이 너무 심하다. 나 너무 덥거든." 불쑥 환타를 내미는 다미. 둘은 친한사이인 것 같다. 냉큼 받아마시네. 나같은 인간은 입술을 떼고 마셨겠지 아마. 여튼 간접키스는 성

비트 (1997, 김성수)

비트 (1997, 김성수)

hic et nunc: 지금, 여기 |2013년 1월 14일

1. 비주류 청춘 영화 '박동하는 젊음의 또다른 이름' 이라니... 지금보면 오글오글거리지만, 젊음의 고통과 의미는 지금도 통한다. 주인공은 민(정우성), 태수(유오성), 로미(고소영), 환규(임창정) 네 사람은 이제 막 19살이 되고, (영화의 시간 흐름상) 21살 쯤 된 젊은이들. 그리고 그들 각자의 삶에 지워진 무게와 그들의 꿈. 민과 태수 태수 "왜 재능을 썩혀" 민 "싸움질도 재능에 속하나?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 재능 영원히 썩히고 살란다." 태수 "재벌회장이 되든 건달이 되든 성공하면 다 똑같은 거야." 민: "아니야 난 그런거 싫어 난 그냥 평범하게 살래. 그럴 능력도 없고.. 난 말이야 태수야... 냉면처럼 가늘고 길게 살고 싶어. 그게 내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 2012): I Dreamed A Dream & Epilogue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 2012): I Dreamed A Dream & Epilogue

1. I Dreamed A Dream '죽어가는 천사' 판틴. 톰 후퍼 감독은 판틴을 그렇게 표현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것은, 그녀였다. 판틴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다가 현대에도 명백히 존재하는 성 노예 제도의 희생자인 여자들에 대한 기사와 동영상 뉴스를 계속 봤다. 어떤 여자는 한 동영상에서 “나는 좋은 가문 출신인데 모든 걸 잃었다. 그러나 내게는 아이들이 있어서 성매매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전까지는 판틴을 단순히 19세기 프랑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지금 뉴욕에 살고 있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때 나는 내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게 마땅했다.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