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iferous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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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찬찬히 살피며 걸어가는 수사물

조디악- 찬찬히 살피며 걸어가는 수사물

Coniferous Forest|2014년 9월 11일

이것도 7월쯤에 적은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는 정말 좋은데 쓸 말이 없어서 엄청 고생했다. 동생한테 징징거렸더니 "당연하지,우왕 영화 진짜 잘 만들었다! 말고 에 대해서 할 말이 뭐가 있노?"라고 함. 분량 채우려고 별 쓰잘데기 없는 일화까지 붙이게 된, 영화에 대한 애정은 있으나 글은 허접한 이상한 사례. 을 2007년 여름 정식 개봉 때 친구랑 심야영화로 처음 봤는데, 같이 본 친구는 졸다 깼다 하면서 꽤 지루하게 영화를 본 모양이었으나 나에게는 포만감이 느껴지는 흡족한 관람이었다. 문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친구와 헤어져 야심한 밤 주택가 골목길을 혼자 걸어 올라가는데 비가 좀 내렸던 탓에 물기를 머금은 아스팔트 위로 가로등 불빛이 주

그레이트 뷰티- 꼰대가 되지 않은 노신사의 기품

그레이트 뷰티- 꼰대가 되지 않은 노신사의 기품

Coniferous Forest|2014년 9월 9일

쓴 지 몇달 된 글인데, 별 감흥 없이 본 영화치고 글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서사가 중요한 작품은 아니지만,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안 읽는 게 좋을 듯. 발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키는 군무를 추는 사람들 속에서 주인공 젭 감바르델라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순간, 나는 파랗다 못해 남색인 그의 눈동자를 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자막을 놓쳤다. 그리고 그 짙푸른 눈동자는 아름다운 화면이 넘치는 이 작품 속 어떤 이미지보다도 강렬했고, 영화 전체를 통틀어 제일 인상적이었던 점 역시 꼰대가 되지 않고 나이든 젭의 모습이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올랐고, 상당한 부를 이루었으며 여전히 현역에서 뛰는 글쟁이로서 노년에 접어들었으니 스테파니아처럼 “요즘 젊은 것들은...” 어쩌고 한들 이

족구왕- 재밌으니까 하는 거지

족구왕- 재밌으니까 하는 거지

Coniferous Forest|2014년 9월 6일

원래 지지난주 과제였는데 그 주에 1박 2일로 놀러가는 바람에 제출이 늦어진 비평문. 영화도 재밌었고 글도 꽤 잘 써졌다.(완성도가 높다는 게 아니라 막 쥐어짜지 않아도 수월하게 분량이 채워졌다는 의미에서) 스포일러가 있다고 하긴 좀 애매한 영화지만 여튼 결말에 대한 내용도 있음. 기본적으로 은 유쾌한 영화다. 군대에서 족구왕으로 추앙받던 홍만섭이 전역하고 대학교로 복학한 후, 학교의 족구장이 없어졌다는 걸 깨닫고 학교 측에 족구장을 다시 지어달라고 요청하는 와중에 교내에 선풍적인 족구 유행을 몰고 온다는 이야기 속에는 젊음과 여유로움이 넘친다. 약간은 대학생 판타지 같기도 하고, SF 요소도 조금 섞여있는 이 즐거운 작품을 보고 있자면 작년 부산국제

경주- 불쾌한 남성 판타지의 향연

경주- 불쾌한 남성 판타지의 향연

Coniferous Forest|2014년 9월 5일

비평 수업 들으면서 쓴 글 중에 이게 제일 감정 충만한 글이다. , 에 이어 정말로 진지하게 극장에서 뛰쳐나갈지 말지를 고뇌했던 영화. 늘 그렇듯이 후반부 내용까지 얘기하고 있음. 어느 순간부터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있는데 어느새 양 옆으로 덩치 큰 승객이 오는 바람에 부대끼면서 차라리 그냥 서서 갈까 아님 내릴 때까지 버틸까를 고민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봤는데, 씨네21 별점이 워낙에 좋아서 그래도 결말까지 다 보면 뭔가 다를지도 모르리란 기대를 가지고 끝까지 앉아 있었다. 그렇게 앉아 있었던 덕분에 스터디용 감상문을 쓸 수 있게 됐으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똥을 밟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나에게

흐트러지다- 시대에 흐트러져버린 개인의 삶

흐트러지다- 시대에 흐트러져버린 개인의 삶

Coniferous Forest|2014년 9월 3일

이건 두달도 더 전에 했던 영화비평 첫걸음에서 썼던 글이다. 50년쯤 된 영화라 스포일러라 하긴 그렇지만 역시나 결말까지 싹 다 언급하고 있음. 작년 이맘때쯤 이동진의 영화 산책으로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을 봤는데 동행한 친구에게 송구스러울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또 부운 같을까봐 상당히 불안했는데 의외로 재밌게, 레이코와 코지를 나름대로 응원(?)까지 해가면서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흥미롭게 보긴 했으나 레이코가 집을 떠나기 전까지는 애절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코지의 고백 이후 가게 전화 받으려다 마주치는 장면이나 비옷 단추 풀어주려다 관두는 장면 등을 통해 둘의 어색 미묘한 분위기를 친절하게 보여주지만 그런 장면들이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방식이라서 두근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