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iferous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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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상실의 상징에서 추억의 공간으로
이건 저번주 스터디용으로 쓴 글. 랑 마찬가지로 두번 본 영화고, 좋아하는 작품인데 이상하게 글은 쓸 말도 별로 없고 하나마나한 소리만 자꾸 늘어놓게 되더라. 10년 넘은 영화니까 스포일러는 알아서 피하시길.(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의 거장 난니 모레티에게 황금 종려상의 영광을 안겨준 영화 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아들의 죽음과 맞닥뜨린 한 가족의 슬픔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담담히 그리고 있다. 부모 자식할 것 없이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화목하기 그지없던 중산층 가정의 아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남겨진 가족의 평범한 나날은 한순간에 파괴되어 커다란 슬픔에 휩쓸리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말미에 이르러 이들의 상처는 더디지만 조금씩 회복되

맨 프럼 어스- 어느 지구인 이야기
이것도 한달 좀 넘었으려나, 영화 스터디 때문에 썼던 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기록보관용으로 포스팅 한다. 영화는 몇년 전에 처음 보고 이번에 재관람이었는데 그래도 재밌더라. 10년이 다 돼 가는 영화니까 스포일러 항의는 받지 않는다. 10년 동안 같이 일한 촉망 받는 교수가 별다른 이유도 인사도 없이 훌쩍 떠나겠다는 상황에서 동료 교수들은 송별회를 하자며 집으로 찾아오고, 남은 게 몇가지 없는 집 안에서 주인공 존 올드맨은 본인이 14,000살쯤 먹은 크로마뇽인이라는 황당한 고백을 털어놓는다. 존의 이야기에만 의지해 존의 집과 마당만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연극을 원작으로 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움직이지만(의외로 영화가 원작이고 감독에 의해 연극 버전이

암살- 애국의 진중함과 액션의 쾌감 사이에서 갈팡질팡
쓴지 한달도 더 된 영화평이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지금이라도 올린다.(스포일러가 있을지도?)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의 혼란기를 오가며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일본군과 밀정 등 다양한 인물을 다루는 영화 은 140분에 이르는 상영시간 내내 돈 들인 티가 많이 나는 캐스팅과 미술을 자랑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서울(경성)과 상하이, 항저우 등 곳곳으로 옮겨 다니며, 성실히 재현된 각 도시의 공간에는 기모노와 치파오, 양장과 한복이 섞여 물결친다. 하다못해 카메오까지 화려한 외관만큼 작품성도 빼어난가에 대해선 여러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작년 여름 가 영화적 완성도와 별개로 강동원 미모 기록 영화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트립 투 이탈리아- 파스타를 곁들인 중년 남성들의 수다
영화 스터디 때문에 아주 오래간만에 쓴 비평(이라기 보단 감상)문. 영화가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았던 것에 비하면 글은 쉽게 써졌고, 결과물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 말로는 내 글투가 이 영화랑 잘 어울린다고.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스스로를 연기하며 호사스레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영화 에는 흔히들 여행기에서 기대할만한 요소가 빠짐없이 들어있다. 어딜 찍어도 기념품 엽서가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과 널찍하고 안락한 호텔방, 맛깔스럽게 장식되어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들, 계획에 없던 현지인과의 로맨스(?)까지 그야말로 모든 소재들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정말로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모든 장면에서 쏟아지는 두 배우의 말, 말

내일을 위한 시간- 가혹한 현실에서 절실히 빛나는 연대의 가치
다르덴 형제의 팬도, 마리온 코티아르의 팬도 아니라서 약간은 '이런 영화 팔아줘야지'하는 의무감에, 어느 정도는 개봉작 중에 괜찮아 보이는 건 웬만하면 다 보는 습관에 따른 관성으로 보러 갔는데 지금까지 본 다른덴 영화(이거+더 차일드, 로나의 침묵, 자전거 탄 소년) 중 최고였고 어쩌면 2015년에 최고작을 벌써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스포일러가 나올 수 있으니 일단 한번 끊겠다. 줄거리 자체는 단순하다. 복직을 앞두고 회사에서 자신의 해고와 보너스 지급을 두고 팀원들에게 투표를 시켰고 그 결과 해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 사장에게 재투표를 허락 받아 주말동안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보너스 대신에 자신을 선택해주길 부탁한다는 내용. 1시간 반 남짓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