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를 위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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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윤리

하루히 1기에서 대박을 터뜨린 다음 러키스타에서 자기관리(…)를 못 해서 4화에 강판당한 것도 그렇고, 하루히 2기를 못 만들었는데(엔드리스 에이트) 자기가 대신 사과한 것도 그렇고 야마칸이란 감독을 좋아할 여지는 없지만, 그가 감독한 blossom이라는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 벌어진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쟁에서 중요한 점이 과연 작품의 질이었을까? 오히려 “팔리느냐 팔리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소수가 좋아하는 작품은 덜 팔린다. 그렇다고 그 작품을 나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하나의 기준으로 작품의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낙원추방» 감상에서도 언급했던 거지만,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내가 감상을 적었던 이유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이 등장하는

야마칸 잡상

내년에 새로 나올 WUG 감독이 야마칸에서 다른 감독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습니다. 저야 워그 팬도 아니고 교내 아이돌을 좋아하지도 않으니 관심사 밖이었지만, 감독이 트위터로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짠했습니다. 히로시마 구레 항을 다룬 "이 세계의 구석에서"를 좋게 평가하는 모습에서 여전하다고 느꼈지만, 야마칸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은 모양입니다. 총기는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지혜는 영원하다. 누가 이런 말을 했던가요. 저는 야마칸이 총기 대신 지혜를 얻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은 어렵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재능만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야마칸이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

중쇄를 찍자! 감상 - 성장하는 즐거움, 패배, 그리고 중쇄

아마 일본 드라마를 잘 아는 분이라면 다들 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해에 가장 주목할 만한 드라마라면 역시 중쇄를 찍자! 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하 중판출래) 이 드라마는 만화가 원작인데요, 원작도 꽤 재밌다고는 하는데 아직 저는 못 봤습니다. (한국에 번역도 나왔으니 이제 볼까 싶습니다.) 만화를 안 봤지만 대강 내용이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내용이 어떻냐고 하면, 한 신입 편집자의 성장기입니다. ...아니, 잠깐. 돌아가지 말고 잠깐만 멈춰 보세요. 성장기라고 해서 따분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우선 쿠로사와 코코로 역의 쿠로키 하루의 연기는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로 불가능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오다기리 죠는 옆에서 적절한 츳코미를 넣으면서(때로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면서) 즐거

«낙원추방» 감상: 패자의 이야기, 그러나 승자는 없는 이야기

«낙원추방» 감상: 패자의 이야기, 그러나 승자는 없는 이야기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곤경에 처할 때 우리는, 맞잡은 손을 꽉 쥐거나 아니면 맞잡을 손이 없을 경우에는, 손에 땀을 쥐고 영화를 봅니다.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낙원추방»은 제 손을 뜨겁게 만들어 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다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죠. 손에 땀을 쥐고 영화를 보다가도 결말을 확인한 뒤에 크게 실망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무 기대 없이 본 영화라도 나중에 자꾸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제게 있어 «낙원추방»은 후자에 속하는 영화였습니다. 스토리와 설정은 전체적으로 무난합니다. 전뇌망(뇌의 뉴런처럼 연결된 데이터의 집합) 디바에 살고 있는 안젤라 3등관은 서버를 자꾸만 해킹해 들어오는 해커의 정체를 찾아 지구로 내려옵니다. 해커는 자신을 '프론티

간사이 여행(12.19~12. 25) #9 (끝)

간사이 여행(12.19~12. 25) #9 (끝)

아침에 일어나 도톤보리로 향합니다. 아침에 배가 고파서 텐동을 먹었는데요, 알고 보니 배가 '고픈' 게 아니라 아팠던 거라서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그 뒤로 오코노미야끼를 못 먹습니다 -_-;; 사진도 한 장밖에 없는 걸 보니 당시의 고통이 짐작이 됩니다... 약국에서 온갖 설명을 동원해 약을 사고(진통제가 아니라 두통약이라는 게 함정) 난바로 가서 라피트를 타고 간사이 공항까지 갑니다. 차에서는 푹 잤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좀 나아져서 경치 구경도 하고요. 사진도 찍습니다. 대체 비행기 모델 사진은 왜 찍었을까요. 당시에 항덕질을 해서 그랬나 봅니다. (먼산) 근데 유나이티드 검은색 도장은 지금 봐도 예쁘군요. 현행 하얀색 도장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집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