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를 위한 방
Posts
110 posts영화란 무엇인가?
키리시마가 부활동 그만둔대 감상: 처음에는 "엘리펀트 같은 영화인가?"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B급 영화에 바치는 헌사 같은 영화였다. 카미키 류노스케와 하시모토 아이의 연기가 일품이다. 특히 카미키의 신들린 연기가 좋았음. 나중에 다시 볼 생각이다. キネ旬에서 왜 2위를 줬는지 알 것 같다. 키네준은 이런 영화를 좋아하지… 영화예술에선 5위. (작중에서 언급하는) 영화비보에서도 5위. 순위를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필름 시대를 추억하는 시네필의 로망이 살아 있는 영화다. "소비에 실패할 여유"가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든다는 데 동의. 하지만 박스오피스에 걸리는 (한국)영화나, 주간/월간 베스트셀러에 걸리는 책들을 보면, 취향이 없는 사람이 문화 소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란 존재하는가? 라는

늙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감상
최근, 영화예술(일본의 유명한 영화 잡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베스트 10과 워스트 10을 보게 된 것을 계기로 일본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다, 역시 유명한 잡지인 키네마 준보가 발표하는 베스트 10과 1위가 겹치는 영화를 발견했다. (권위는 키네마 준보 쪽이 훨씬 높다) 제목은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ペコロスの母に会いに行く. (2013) 제목만 봐선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아이튠즈에서 영화를 렌탈하고 처음에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하자,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 없이 화면을 볼 수 없었다. 영화는 샐러리맨으로 일하며 만화도 그리고, 클럽에서 통기타도
영화 잡감
(트위터에서 혼자서 처음 본 영화 얘기를 하다가) 중학교 때 친구하고 같이 복면달호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 전엔 친척들과 같이 인디펜던스 데이를 봤고, 그 전에는 뭘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혼자 보러 간 영화는 애니메이션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초속 5cm나 언어의 정원, 바람이 분다, 늑대아이 정도. 겨울왕국도 혼자 보러 갔다. 3D로 봤는데, 안경에 3D 안경이 더해져서 화면이 어둡게 보였다. 그거 빼곤 마음에 들었다. 인사이드 아웃도 혼자 봤다. 정말 좋았음… 디즈니가 제일 잘 만드는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같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주토피아는 보지 않았고, 이번에 시청한 모아나는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그렇게 인상깊진 않았다. 여성 서사는 좋았지만 마우이 족을 타자화하는 시선이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감상
영화는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사실, 즉 영화가 시대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최고의 성취를 이룬 영화를 하나 꼽는다면, 거기에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평범한 한 목수의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시대를 선명한 리얼리즘으로 해부한 뒤에 드러내 보여준다. 칸에서는 황금종려상을 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는 목수로 일했지만, 현재는 심장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는 늙은 목수 다니엘을 화자로 삼는다. 다니엘은 질병수당 심사에서 짤려서--처음에 검은 화면 너머로 벌어지는 대화가 압권이다--항소를 하기 위해 전화를 하지만 전화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 전화를 해도 신통한 답을 얻지 못한 다니엘은 직접 복지부를 찾아가고, 거
«립반윙클의 신부» 잡감
(한국인의 관계에 대한 트윗을 읽고) «립반윙클의 신부»가 떠올랐다. 가족을 떠나 결혼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떠나 새 관계를 맺지만 알고 보니 자살 친구로 고용된 관계였다. 결국 나나미는 혼자 살게 된다. 앞으로 아무도 나나미를 도와주지 않겠지만, 그녀는 세상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낀다. 나나미의 인생을 하나의 모범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위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한국 사람은 어떤 의미로는 모범으로 받아들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제기되는 문제란 혼자가 된 이후에도—아니면 혼자인 이후에야—살아가는 이유에 있으므로. 가족, 친구, 연인, 동료 관계를 내버리고 혼자서 살겠다고 결심할 수 있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혼자서 살아야 하는 이유다. 바로 이런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