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덜 컸나 보다. 아니 괴수랑 슈퍼로보또가 싸우는데! 큰 화면에서 건물들이 아작나고 주인공로봇의 추진형 펀치가 괴수의 안면을 정타하며 그들의 필살기가 아이맥스에서, 4D로, 쩌렁쩌렁한 사운드로 울리는데! 거따 대고 '아니 저게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 설정이야?', '캐릭터의 깊이와 이중성, 인물의 문학적 아이러니 같은 게 왜 안 나오지?', '드리프트로 인간과 인간이 사유와 기억을 함께했다면 더 큰 갈등과 망상, 인간 존재의 모순 같은 게 있어야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의문이 도저히 안 나온다. 그저 주먹 불끈 쥐고 함께 본 사람의 옷자락만 늘어나도록 잡아당길 뿐. 진짜로 벌떡 일어나 소리 빽빽 지르고 화면을 향해 주먹질 해가면서 시끄럽게 영화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이건 프로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