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왕좌의 게임 피날레를 앞두고 - 망가져버린 캐릭터들

By  | 2019년 5월 18일 | 
아직은 확언할 수 없다. 파이날 에피소드가 남았으니까. 혹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모른다, 는 것을 전제로 깔고 이야기하자면 <대너리스> 가장 크게 비판받고 있다고 해도 좋지만, 나는 그녀에 한해서는 제작진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시밤쾅해버리는 전개는, 분명히 근거를 주는 디테일이 부족했고 급전개가 심하다고 보이지만, 설득력이 있었다. 대니가 끝까지 약자를 구원하는 정의의 사도였다면 이야기가 더 재미없어졌을 것이다. 사실 7시즌이 밋밋했던 가장 큰 이유가 그녀의 감정적인 면에 대한 묘사 부족이었는데, 욕먹고 있는 8시즌 에피5가 그 부분만은 충분히 챙겼다고 본다. '여태 모든 고비를 잘 넘기던 그녀가 왜 갑자기?' 냐 하면, 그거야말로 '왕좌의 게임'이 원래 그렇다고

왕좌의 게임 8시즌 4화

By  | 2019년 5월 11일 | 
넷상에서의 여러 비판들 중, 8시즌 3화에 대한 것들은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나 '떡밥'에 대한 것들은, 이야기 전개에 대해 일부 팬들이 멋대로 여러가지 양판소스러운 망상을 해대고는 실제 드라마가 그 망상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투덜대는 평들이 많아 보인다. 주로 브랜의 역할이나 밤의 왕의 정체, 그리고 '약속된 왕자'에 대한 것들이 그렇다. 그 분들의 망상대로 드라마가 전개됐다면 정말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4화에 대한 비판들은, 동의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적어도 4화의 전개가 특정 팬들한테 굉장히 찝찝할 수밖에 없겠다는 면을 수긍하게 된다. 요컨대 제작진이 대니한테 너무했다. 내가 개인적으로는 존 스노우의 팬이고 대너리스라는 캐릭터는 전부터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그

왕좌의 게임 8시즌 5화 (스포 없음)

By  | 2019년 5월 14일 | 
지금 아주 전방위적으로 혹평이 쏟아지는 중이고, 나도 거기에 딱히 말을 더 보태고 싶지는 않다. 안타깝고, 아쉽다. 드라마가 나빠서가 아니라 지금도 어쨌든 충분히 좋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이지만 아쉽기 때문에. 그리고 이건 그냥 HBO드라마가 아니라 '왕좌의 게임'이고 '얼음과 불의 노래'의 완성판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랬듯 화면은, 장면 연출은, 갖가지 비쥬얼과 배우들의 연기는 끝내준다. 7시즌 이후, 어쩌면 6시즌 중반부부터 너무나 밋밋해져 버린 각본이 크게 티가 안 나도록 잘 봉합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그런 연출력의 힘이었다. 하지만 각본의 문제가 쌓이고 쌓여서 이제 연출만으로 커버가 힘들어져 버렸달까. 사실 처음부터 그랬다. 이 명품 드라마의 각본은, 드라마의 다른

왕좌의 게임 8시즌 2화

By  | 2019년 4월 29일 | 
3화의 대결전을 위한 감정선 깔기. '왕좌의 게임'의 방대한 이야기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을 대략 호감캐릭터들과 비호감캐릭터... 아니, 각자의 팬심이 아니라 소위 대의명분이란 걸 놓고 봤을 때 말이다. 그냥 대의명분 캐릭터와 안대의명분 캐릭터라고 해야 하려나... 어쨌든 그래 둘로 나눠 호감캐릭터들을 빠짐없이 윈터펠에 모았다. 그리고 절대 악과의 결전을 앞에 두고 호감캐들 사이에서의 여러 떡밥과 감정선을 정리한다. 모두가 '일단 우리는 모두 내일 죽는다.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렇다고 가정하고 주변 일들을 정리하자' 하는 태도들이다. 생각보다 무난하지만, 긴장된 조용함 속에서 죽음 앞의 삶을 정리하는, 아름다운 에피소드였다. 등장인물들 각자가 '내일 죽기 전

존 스노우가 진짜 왕이 되려나 ('왕좌의 게임' 8시즌 3화)

By  | 2019년 5월 5일 | 
시즌 8 3화에 대해선 길게 말할 거리가 없다. 지금 제작진이 가장 잘 하는 영역에서 장점을 잘 살린 훌륭한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하고, 일각에서 '투덜대는' 악평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윈터펠측 지휘관들의 삽질? 극중 그 상황에서 그 정도 대처면 진정 최선을 다한 거라 생각하고, 이야기에서 진행된 이상의 전략적 선택이 해당 상황에서 가능했을 것 같지 않다. 밤의 왕이 죽은 게 싱거웠다? 싱거웠다는 지적 자체가 나한테는 와닿지 않을 뿐더러 이건 '워킹데드 in 윈터펠'이 아니라 '왕좌의 게임'이고 왕좌는 저 멀리 킹스랜딩에 있으니까 밤의 왕 이야기는 이쯤에서 이 정도로 정리되는 게 옳았다. 백귀들이 킹스랜딩까지 가서 어슬렁대는 전개로 갔다면 이 드라마의 정체성 자체를 망쳐버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