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Active) DAYS.

<사도> -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By  | 2015년 9월 20일 | 
<사도>를 봤다. 이준익은 늘 사극을 했을 때 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내 생각엔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 중 가장 좋게 본 영화는 <님은 먼곳에> 였고, 경제적인 씬과 '이때 이게 나와야 되는데' 하는 부분을 적절히 긁어줄 줄 아는, 그런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사극'은 그런 면에서 괜찮은 소재다. 역사와 픽션이 만났을 때, 이 둘의 조화를 잘 만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만지는' 이라는 말의 의미가 '작가'로서와 '대중'으로서가 판이하게 다르다. 이준익은 '대중'으로서의 부분을 잘 만지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사도>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부자 관계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지에 대한 영화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뒤주에 갇힌

사울의 아들

By  | 2016년 3월 14일 | 
라즐로 네메즈 감독의 <사울의 아들>을 봤습니다. 우리는 홀로코스트를 다룬 많은 영화의 목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또 하나의 이름이 방금 추가되었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의 극찬이 뒤를 이었고, 아카데미는 외국어 영화상을 주었습니다. 이 영화가 잘만든 것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홀로코스트가 인류가 벌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비극이었음은 다시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비극은 클 수록 떠올려보아야 합니다. 인간은 나의 일이 아닌 것을 생각보다 자주 잊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입니다. 영화 안에서는 "사울은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일까" 하는 점이 있습니다. 영화 밖에서는, "감독은 왜 이런 태도를 유지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가지 모두 홀로코스트

컨져링2 단평

By  | 2016년 6월 16일 | 
<컨저링 1>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니었다. 사실 그렇게 무섭지도 않았고. 물론 장점은 있는 작품이었다. '클리쉐'라는 손가락질을 정면으로 돌파하면서도 무서울 때 무섭고 이야기 흐름을 망치지 않도록 훌륭하게 조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박한 무엇은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다시 뇌까리도록 하는 무언가는 없었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리 좋다고도 할 수 없었다. 최근에 본 신박한 호러 영화로는 <IT FOLLOWS>가 생각난다. 훌륭했다. 그러나 <컨져링 2>는 칭찬하고 싶은 영화다. 이 영화가 조금 독특한 것은, 대상이 되는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굉장히 공들여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워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어쩌란 얘긴가?

By  | 2015년 10월 1일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어쩌란 얘긴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다. 영화의 주인공은 제목이 무상하게도 정수남이라는 여자다. 이 여자의 삶을 다룬 영화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집근처의 공장에 여공으로 취직을 할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무려 '엘리트!'가 될지를 고민했던 수남은 엘리트의 길을 선택하고 이후 막장으로 치닫는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는 꼴이 되어 버린다. 많은 영화가 스쳐지나간다. <친절한 금자씨>,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영자의 전성시대> 하여간 비극적인 여인의 삶을 다룬 영화는 그냥 머리 속을 다 스쳐지난 것 같다. 그렇다고 뭐 비슷하다거나 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더 나아가지 못했을 뿐.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했다. 현재 '헬

스탠리 큐브릭 초기작 2편 <킬러스 키스> , <영광의 길>

By  | 2015년 12월 9일 | 
영상자료원에서 스탠리 큐브릭 전이 진행 중이다. 스크린으로 보지 못한 영화들을 보자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어영부영 시간이 다 가더니... 정신차려보니 이틀 남음. 걍 못봤던거나 챙기자 싶어 <킬러스 키스>와 <영광의 길> 그리고 <배리 린든>과 <아이드 와이즈 샷>을 보기로 했다. 전에는 몰랐는데 헤아려보니 지금껏 못 본 큐브릭 영화도 꽤 되더라. <로리타>, <스팔타커스>, <더 킬링>은 이번에도 놓쳤다. 뭐 꼭 다 봐야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좀 아쉽다. 하여튼. <킬러스 키스>는 큐브릭이 만들었다는 얘기 안하면 모를 수도 있겠다. 초기작인 만큼 그의 스타일이 아직 무르익지는 않은 모습이고 이야기 자체도 매우 단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