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장률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북쪽 나라에서 온 이 감독은 그간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며, 우리가 어떤 것을 잊고, 혹은 잊으려 하고 살았는지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가 다뤄온 역사, 현대사 혹은 마음 한켠에 묵직하게 들어 있었던 여러가지 것들은 다른 영화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래서(라는 말이 적당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위의 포스터에 선명하게, 박해일의 가슴과 배 사이 어디쯤에 박혀있는 "7년을 기다린 로맨틱 시간여행"이라는 말이 정말 의외였다. 로맨틱? 시간여행? 장률은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 적이 없다. 아. 그렇다고 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장률이 어느날 <백 투더 퓨쳐 4>의 감독으로 발탁되었다고 한들, 세상이란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