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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013 :: 인터라켄 실트호른, 개인의 여행들

By  | 2013년 3월 5일 | 
17/02/2013 :: 인터라켄 실트호른, 개인의 여행들
인터라켄, 실트 호른 2013/02/17 개인의 여행이란 것이 얼마나 개성적일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이란 말에 어울릴 수 있을 만큼 개성적인 여행이란 가능한 것일지, 같은 나라로 향하는 모든 여행자들은 서로 다른 감성을 지녔더라도 모두 비슷한 가이드북과 추천 블로그 포스트를 보아왔을 것이다. 같은 순서의 버스, 케이블 카, 유람선을 타고 같은 장소로 향하는 사람들이 스위스는 항상 즐비했다. 여행자란 으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한 손에 둥글게 말아 꼭 쥔 지도나 가이드 북, 목에 건 카메라, 추위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듯 꽁꽁싸맨 외투들까지, 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급하게 산 털모자와 급하게 빌린 점퍼, 그리고 오래된 카메라의 스트랩을 손목에 꽉 두른 나의 2월 17일

18/02/2013 :: 스피츠를 발견하다. 그리고 우시호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다

By  | 2013년 3월 9일 | 
18/02/2013 :: 스피츠를 발견하다. 그리고 우시호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다
스피츠를 발견하다. 그리고 우시호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다. 2013/02/18 예정에도 없었던 패러글라이딩은 알프스 스키어들에 대한 질투가 없었다면 꿈도 못 꿀 일탈이었다. 막상 그러고 내려오니 떠오른 마음은 허무함이었다. 그렇게 큰 돈(내 한달 방세에 맞먹는!!!)을 써서 40분이나 타고 내려온 페러글라이딩이 끝나버렸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와 비슷한 셈이었다. 클라이막스가 끝났으니, 결국 이 여행도 끝날 것이다. 영원한 영화는 없는 법이다. 그 이후로는 흔한 여행들의 마무리와 다를 바 없었다. 숙소로 돌아가 짐을 싸고, 주인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역으로 돌아가 내가 가야할 곳으로 향하는 기차표의 시간들을 확인했다. 기차의 철도선은 남서쪽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굽힘없이 곧고 주저없어서

15/02/2013 :: 루체른, 한 도시에 머무르는 일에 대하여

By  | 2013년 2월 22일 | 
15/02/2013 :: 루체른, 한 도시에 머무르는 일에 대하여
루체른, 한 도시에 머무르는 일에 대하여 2013/02/15 루체른 시내에 대한 향간의 이야기는 '걸어서 세 시간 어치의 도시'다. 그 곳을 둘러보기도 전 부터 세 시간 어치라는 숫자가 각인되버린 그 상태로, 투어리스트 센터의 안내원은 그냥 하루 종일 여기서 버팅겨라- 라는 청천병력같은 충고를 내려버렸다. 그 때야 청천병력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찌나 친절한 안내원이었는지. 그 날 배를 타고 리기 쿨룸(Rigi Kulm)이라는 산을 오를 계획이었건만 사실 호텔에서 눈을 뜰 때부터 하늘은 펑펑, 흰 눈이 무참하게 내려대고 있었다. 흩날리는 눈발에다 구름을 넘어 연기에 가까운 구름들이 루체른 하늘을 꽉꽉 메워 파란 하늘은 커녕 빈 틈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산 정상에 올라 풍경을 보겠습니다, 하는

16/02/2013 :: 스위스 리기산, 브록켄의 괴물을 만나다.

By  | 2013년 2월 24일 | 
16/02/2013 :: 스위스 리기산, 브록켄의 괴물을 만나다.
스위스 리기산, 브로켄의 괴물을 만나다. 2013/02/13 완만하면서도 풍광이 아름다워 산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지만 눈이 가득 덮힌 리기는 차라리 심통난 신경질쟁이에 가까웠다. 안개가 되었다가 구름이 되었다가, 다시 안개가 되기를 반복하는 정체 모를 연기가 루체른에 가득했다. 맑은 날은 아니었으나 드문드문한 구름보다는 나았다. 흰눈에서 시작돼 새하얀 하늘로 이어지는 구름의 향연이, 알프스에서 자연이라는 배경을 흔적 없이 지워냈다. 그리고 남은 것들은 바로 사람으로부터 비롯된 것들, 길, 교회, 배 집들 따위만 하얀 도화지 위에 남아있었다. 빈틈 없이 차곡 차곡 쌓아진 벽돌들과 손으로 그려낸 집요하고 규칙적인, 혹은 불규칙적인 무늬들이 벽과 지붕을 이루었다. 산 앞에서 흔적

14/02/2013 :: 스위스 바젤에 도착하다. 루체른을 향하다.

By  | 2013년 2월 21일 | 
14/02/2013 :: 스위스 바젤에 도착하다. 루체른을 향하다.
스위스 바젤에 도착하다. 루체른을 향하다. 2013/02/14 스위스의 첫인상이란 넓은 바다였다. 하강하는 비행기가 구름을 둟고 내려와 처음 스위스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정말 어둡고 노란 바다가 불켜진 건물들을 섬 주변의 바다처럼 둘러쌓은 듯 했다. 도시의 나트륨 등들이 뿜어낸 불빛을 받아 새하얀 눈들은 주황색으로 물들었고 그런 눈들은 범람한 강물과도 같이 바젤에 넓게 깔려있었다. 야간 비행에 정신이 몽롱했던 나는 진짜 홍수난 도시의 밤을 보는 듯 아찔하고 스산하기까지 했지만 저 밑에 조그맣게 달리는 장난감같은 자동차들이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었다. 사람이 손대기에는 너무 광활하고 광활하고 깨끗한 스위스의 눈밭은 그 흔한 발자국 하나 찍혀지지 않은 채, 오로지 바람의 방향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