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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 내 어린 시절의 장면들

By  | 2013년 1월 12일 | 
호빗 - 내 어린 시절의 장면들
호빗 내 어린 시절의 장면들 난 책으로 쓰여진 '호빗'의 표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때는 한창 영화 반지의 제왕이 흥행하던,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도 졸업 못한 5학년, 아니 6학년? 그 무렵의 시기였다. 뭘 하면서 호빗을 읽고 있었는지도 기억난다. 2000년 대 초반은 슬슬 웰빙이란 생활 방식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는데, 다큐멘터리였던가에서 처음 반신욕이 소개되었던 때였다. 지금도 유명하지만 그 시절의 한국은 정말 반신욕 붐이었다. 물론 우리 가족도 그랬다. 뜨거운 물을 배꼽 위에까지 찰랑찰랑하게 받아놓고 욕조에 들어가 세월아 네월아 땀을 빼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호빗을 읽었던 밤이었다. 살을 빼고도 싶었고 남자들이 사우나에서 경쟁이 붙는 것처럼 나도 쓰잘데기 없는 나 자신과의 경

잘 알지도 못하면서

By  | 2012년 11월 24일 |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홍상수 딱 아는만큼만 말해요. 예의 홍상수 류의 영화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 영화 내지는 저예산 영화로 알고 있었는데, 물론 실제로도 그렇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굵직굵직한 배우들이 연달아 엑스트라로 나와 주시니 예술영화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져서 아주 황송한 마음가짐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5분에 한 번꼴로 영화를 정지했다 재생했다, 껐다 켰다하면서 아주 쪼개가면서 보았다. 손발에 블랙홀이라도 있는 듯 오글오글 펴질 줄을 몰랐다. 발끝이 아킬레스건에 닿기라도 할 것처럼 정신없이 오그라드는데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마라톤이라도 하는 것 마냥 호흡조절을 해가면서 보았다. 하자없는 일반인이란 하나도 없이 찌질이 10여 명이 연달아 나와 찌질찌질한 대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린 어딜 가도 똑같을거야.

By  | 2013년 1월 11일 |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린  어딜 가도 똑같을거야.
미드나잇 인 파리 우린 어딜 가도 똑같을거야. 저번 학기 교양 수업으로 수강한 18세기 이후의 모던 아트 수업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으례 우리가 교양이 없어서 이해를 못하는, 혹은 이게 무슨 예술이야! 하고 혀를 끌끌 찼던 작품들에 다 큰 의미가 있고, 당시 시대적 상황과 철학, 인간적인 고민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이었다. 초현실이나 추상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사실 너무나 인간적인 것들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에 가까워진 기분도 들고, 기인이나 될 법하게 느껴지는 화가들에게 공감이나 때론 연민을 느끼는 한 편, 경탄을 하기도 했다. 사실 사람의 감정이 표현하기 힘든 건 그것이 애매모호하다기 보다는,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가령

레 미제라블 - 모성과 부성

By  | 2013년 1월 15일 | 
레 미제라블 - 모성과 부성
레 미제라블 모성과 부성 이번 골든 글로브의 여우 조연상과 뮤지컬 부문 남우 주연상은 앤 헤서웨이와 휴 잭맨의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레 미제라블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란히 수상을 하게 된 셈이다. 레 미제라블이라는 영화가 정확히 어떤 영화인지 나는 잘 모른다. 프랑스 혁명을 암시하는 것 같으면서도 부정부패나, 썪어있던 프랑스의 과거를 묘사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 광대한 뮤지컬을 규격화된 스크린과 러닝 타임 속에 밀어넣은 결과물은 압도적이다 못해 무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다양한 주제들 속에 기억에 남는 건 앤 헤서웨이의 'I dreamed a dream'이다. 내가 레 미제라블에서 본 건 국가를 뒤집는 열망이나 목숨을 건 탈주 같은 웅장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당연하고도 굉장한

레터스 투 줄리엣

By  | 2012년 12월 26일 | 
레터스 투 줄리엣
레터스 투 줄리엣 이탈리아에 대한 찬양 레 미제라블의 열기가 뜨겁긴 뜨거운 모양이다. 그 많은 케이블 방송들에선 연일 레 미제라블 특집에 한창이라 그 배우들의 얼굴을 안보기가 더 힘들 정도다. 특히 배우들의 전작들을 발빠르게 재방송하고, 영화의 히로인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말할 것도 없다. 먼 예전, 퀸카로 살아남는 방법의, 가슴이 끼는 정도로 일기예보를 하던 금발 백치는 이제 할리우드 감독들의 뮤즈가 되어버린 듯 했다. 하루 종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영화가 방송되었고, 영화 속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으니 이제 틴에이지 영화 속의 그녀는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런데 딱 한 편, 그녀가 주인공 자리를 내어 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레터스 투 줄리엣이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할리우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