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탄 버스가 합정역을 지났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 거리며 지나가더라. 종인이를 좋아하면서부터 나는 중,고등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늘 종인이가 생각난다. 열아홉의 종인이를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구나. 종인이의 10대를 떠나보내기엔 너무 아쉽다. 영원히 이 시간 속에 갇혀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열여덟도, 스물도 아닌 열아홉의 김종인이 정말 좋다. 소년의 끝물, 10대의 끝자락.. 가장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고 싶어할 그 무렵의 남자 아이 같다. 종인이를 보면 늘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낙서된 책상, 낡은 의자, 구깃구깃해진 땀냄새 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