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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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는 일 - 엘리베이터 액션

내려놓는 일 - 엘리베이터 액션

MAIZ STACCATO|2026년 1월 12일

나는 평생 도자기를 만든 도예가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작업실에는 건조 중인 그릇들도 남아 있다. 조금 알려진 덕분인 것 같다. 나의 손은 언제나 정확하다. 흙의 상태도 잘 읽으며 망가지는 비율도 낮다. 이대로 도자기를 계속 굽는 다면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인가? 이대로 간다면 내 삶에 새로운 무언가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오락실에 들렸다. 이제는 사라진 유물인데, 근처에 생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오락실용 게임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매번 하던 것들 뿐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는다. 고여 있다는 점에서 어쩐지 나와 비.......

반동 - 마피

반동 - 마피

MAIZ STACCATO|2026년 1월 8일|영화

잦은 야근이 반복되던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게 뭐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일. 오래전부터 마음 한구석에 담아둔 생각이었는데, 그날따라 또렷하게 떠올랐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날 바로 사표를 냈다. 스스로도 위험한 판단이라고 인지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작업을 시작하자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글을 쓰는 시간만큼은 배고픔도, 불안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통장은 정직했다. 숫자는 줄어들었고,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그래도 부모님에게는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대신 외할머니 댁으로 내려왔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오를라 / Le Horla (2023년)

오를라 / Le Horla (2023년)

개인적으로 모파상의 소설은 단편들이라도 매우 읽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마도 작가의 심리 상태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은 프랑스어 교수님이 모파상의 생애를 이야기했기 때문이인데... 사실 생각해 보면 자진해서 읽은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사전과 문법책을 놓고 하나하나 읽다(아니 공부하다)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아주 헷갈렸고, 후에 과제를 제출하고서는 사랑의 꾸중을 몇 사발을 들이켜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싫어하는 소설가가 된 것 같습니다. 여차여차해서 몇 편을 읽기는 했지만... 기억은 전혀 안 나는 것을 보면 주입식 공부가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반증 하구요. 거의 40년 전이니 기억이 나지 않난다고.......

무서운 것 - 스플래터 하우스

무서운 것 - 스플래터 하우스

MAIZ STACCATO|2026년 1월 5일|게임

동네 영감들이 난리다. 오락실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 남편도 매일 그곳에 들락거린다. 뭐, 나는 마음에 든다. 노인정에서 바둑이나 장기만 조용히 두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젊게 느껴지니 말이다. 다 늙어서 뭐라도 흥미 거리가 있으면 좋은 거지. 주변 친구들에게도 화젯거리다. 저기 끝 집의 할망은 손자랑 같이 다닌다고도 했다. 남정네들만 다닐 것 같은 장소인데,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호기심을 갖던 어느 날, 식사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영감이 통 돌아오질 않았다. 이 참에 구경이나 가볼까 싶어 오락실에 들렀다. 오래된 기계음이 가득한 오락실은 어쩐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왜 이렇게 익숙한 걸까? 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