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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가 기획전 I 김금희 작가 『경애의 마음』, 『너무 한낮의 연애』, 『복자에게』
말 없는 위로를 건네는 소설가 김금희 작가는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하였으며,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하였습니다. 이후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품들로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김금희 작가는 복잡한 사건이나 구조보다 감정의 흐름과 내면의 결을 따라가는 서사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진심에 천천히 다가가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극적인 사건이나 특별한 배경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화려한 서사보다 일상의 균열 속에서 드.......

배열 - 봄잭
오픈 시간 전부터 오락실 앞에는 줄이 늘어서 있다. 아무리 세계 유일의 고전 게임 오락실이라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카메라는 물론, 삼각대나 여러 장비를 들고 온 사람들도 많다. 어떤 젊은이들은 이미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조용히 줄 맨 뒤로 간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원할 때 와서 언제든 하고 싶은 만큼 게임을 플레이했다. 훨씬 오래전부터 다녔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예전에 동네 노인들끼리 있을 때와는 너무 달라졌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간다. 천천히 뒤를 따라 들어갔다. 어차피 내가 하는 게임들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젊은 애들은 미리 게임을 찾아보고 오는 것 같은데.......

한 줄 - 테트리스
나는 장례 지도사다. 도시에는 흔한 직업일 수 있지만 이런 시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상조에 가입을 하기 때문에 내가 나설 일이 드물기는 하다. 직접 나서게 되는 경우는 미리 준비해두지 못했거나 가족과 연락이 뜸한 분들이다.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보겠지만, 나는 내 직업이 좋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거두는 일은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한동안은 일이 맡겨지면 그분을 편안히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면식도 없는 내가 누군가의 마지막을 주도하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었다. 생전의 그 분들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노인들이 모이는 공간을 찾.......

한판 - 버추어 파이터 2
나도 언젠가는 최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연습 시간이었다.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오락실에 가는 시간이 늦어졌다. 부모님이 게임을 싫어했으므로 오래 머무를 수도 없었다. 들키면 큰일이니까. 그럼에도 동네에서 나름 잘하는 편에 속했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는 자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커멘드 입력이 아니라 직관적인 연속 입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당연히 합격했다. 내 실력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에 들어간 이후 깨달았다. 나는 최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팀전으로 진행하는 대회에 나갈 때면 나도 출전했다. 팀 내에서 나의 순위는 중간보다 조금 높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