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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유키히메 / 修羅雪姬 (1973) - 흰 설원에 붉은 피의 꽃이 피다
'킬 빌'의 가장 중요한 레퍼런스 중 하나인 고전 복수극. '킬 빌' 청엽정 결투의 OST인 '수라의 꽃(修羅の花)'을 부른 카지 메이코가 주연을 맡았다. 하얗게 눈이 쌓인 거리에서 하얀 기모노를 입은 여주인공이 칼을 휘두르면 붉은 피가 터진다. 일본식 탐미주의의 어떤 면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카지 메이코의 서슬퍼런 눈빛 연기가 일품.

여죄수 사소리 4 - 원한의 노래 / 女囚さそり 701號怨み節 (1973)
나미는 이제 꽃 한송이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프로페셔널해졌다. 그에 비례하게 살인은 더욱 무분별해지고 무의미해졌다. 더 이상 죽여야 할 대상도 씨가 마른 듯, 이젠 복수가 복수가 아니라 살인을 위한 명분처럼 보인다. 복수자라기 보다는 연쇄 살인범처럼 보일 정도다. 시리즈의 힘이 떨어졌다는 얘기로도 바꿔말할 수 있겠지. 처음으로 나미에게 우호적인 남자 캐릭터가 파트너 격으로 등장하지만, 이 시리즈에서 남자 캐릭터에게 평화로운 결말은 사치다. 그런 거 없다. 전체적으로 시리즈를 4편까지 이어갈 힘이 있는 영화들이었다. 복수를 테마로 했다는 걸 떠나서 연출 방식도 그렇고 이야기 자체가 전무후무한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마치 요괴가 없는 요괴 영화 같다.

여죄수 사소리 3 - 짐승의 감방 / 女囚さそり けもの部屋 (1973)
드디어 탈옥한 나미가 살게 되는 바깥 세상을 주 무대로 한다. 나미는 공장에 취직해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가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잔인하게 죽어 마땅한 남자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당연히 죽는다. 존나 아프게. 전 편과 마찬가지로 관찰자의 태도를 취하는 나미. 대신 거리의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성적으로 착취 당하는 여자들의 아픔과 복수를 그린다. 패러렐 월드다 보니까 1편에서 죽은 유키가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여죄수 사소리 2 - 41호 감방 / 女囚さそり 第41號居房 (1972)
일단 사소리 시리즈이긴한데, 마치 오혜성 독고탁처럼 이름과 간단한 설정만 유지된 별개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스토리의 진행은 또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후의 시리즈 전부 그런식이다. 탈주한 여죄수들이 나쁜 남자들을 잔인하게 처단하는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 사소리는 어쩌면 관찰자에 가깝다. 전편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홀로 독을 품어 복수의 귀신이 되었던 나미는 한 발 물러나 관찰만 하면서도 특유의 살벌한 안광만은 여전히 뿜어내고 있다. 전편의 연극적인 연출에 이어 본 영화에선 일본 전통 악극의 형식이 일부 차용된다.


![[CV] [Comi] 'ダンダダン'(단다단) 24권. 레드 바론](https://img.zoomtrend.com/2026/06/11/1781228393-EB829CED83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