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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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VS. 콩 Godzilla VS. Kong (2021)

멧가비|2021년 4월 1일

모든 괴수 영화의 원점 쯤으로 만신전에 오른 [킹콩]에서 콩이 알로 사우르스의 턱을 찢은 이래, 두발로 선 거대 영장류와 수각룡의 맞짱은 괴수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어버렸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피터 잭슨 리메이크 [킹콩]에서도 그것만은 대원칙처럼 지켰다. 90년대 비디오 게임인 [프라이멀 레이지]도 애초에 거기에서 시작한 것 아니겠는가. 토호의 [고지라]로 계승된 괴수물의 역사는 일본판 킹콩, 일본판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이어져 [울트라맨]이라는, 오늘날 일본 서브컬처의 상징과도 같은 프랜차이즈를 낳기에 이른다. 그리고 다시 미국. 애초에 킹콩을 만든 나라에서 그 원초적인 볼거리로 원점회귀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으리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괴수 영화를 만들 때 신경써야 할

크롤 Crawl (2019)

멧가비|2021년 2월 6일

장르물이라는 것의 성패는 똑같은 이야기를 이번엔 또 어떻게 썰 푸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종의 이유로 통제에서 풀려난 무시무시한 괴수 혹은 육식의 포식자. 충분한 화력과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인공이 저 무시무시한 이빨을 피해 어떻게 살아남느냐에 대한 이야기는 [죠스]에서 이미 틀이 잡혔고 스필버그는 [쥬라기 공원]으로 그것을 또 한 번 변주한다. 그 괴수가 악어라고? [앨리게이터]가 나온지 40년이 넘었다. 이미 크리처를 CG로 구현하는 기술력 조차도 임계점에 달해서 기술력만으로 티켓을 팔아치울 수도 없다. 정말 원점으로 돌아가 순수하게 재미있어야 한다. 장르 영화, 그것도 괴수가 나오는 영화에서 누구도 작가주의를 기대하진 않는다. "장르"화 된 시점에서 이미 뻔한 이야기

더 임파서블 Lo imposible (2012)

멧가비|2021년 2월 5일

'재난물' 하면 롤랜드 애머리히의 이름이 즉각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이 영화가 당황스러운 것은, 그 재난물 황금기의 영화들이 관객에게 학습시킨 몇 가지의 공식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 현상을 예측하는 국가 기관이 없다. 모두가 코웃음 칠 때 홀로 헌신하는 과학자도 없고 성조기 그 자체인 해병대라든지 무감각하게 죽어나가는 군중이 없다. 영웅이 없고 내러티브의 인과관계도 없고 사필귀정, 권선징악의 메시지도 없다. 쓰나미 오고 사람 죽어, 그게 전부다. 영화에는 그저 타국에서 무력하게 다치는 평범한 한 가족이 있을 뿐이다. 거대 고릴라와 육식 공룡과의 삼각관계에서도 멀쩡하던 강철인간 나오미 왓츠는 죽음의 문턱을 반보 밟는다. 이완 맥그리거는 더 이상 포스가 함께하지 않아 막연히 가족을

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2006)

멧가비|2021년 1월 14일

이유도 없고 그냥 어느날 갑자기 생명의 탄생이 꺼졌다. 영화는 그렇게 밑도 끝도 없는 샤말란식 재난물처럼 시작한다. 영화 속 세계관을 성서적으로 해석하자면 노아의 방주와도 같은 형벌이 내려진 지구다. 생명을 거두는 대신, 더이상의 새 생명을 내려주지 않는 벌이라니, 이건 사실상 현존 인류에게도 종말 선고가 내려진 것. 어차피 남은 인간들이 서로를 죽일테니 말이다. 실제로 영화는 그런 인간의 모순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더 이상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않는 재난에 절망해서 이미 존재하는 생명을 서로 빼앗는다는데 이걸 모순이란 말 외에 무엇으로 설명하랴. 여기서의 생명을 '에너지'로 바꾸면 석유 한 통 뺏으려고 석유 넣은 차를 빵빵 딸려대는 [매드 맥스] 시리즈가 되는 거겠지. 밑도 끝도 없는 샤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