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물질 만능주의, 중독성과 휘발성 등. 영화는 일차적으로 매스미디어의 천박한 속성을 까발린다. 그러나 여기서 머무는 대신 영화는 조금 더 난해한 질문을 던진다. 장 보드리아르의 '시뮐라시옹' 이론은 모방품이 원본의 가치를 상회하는 현상에 대해 지적한다. 이는 현대 문명 속의 사람들이 매스미디어에 종속되어 현실을 외면하는 세태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극중 "트루먼 쇼"를 시청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은, 진짜 삶을 제쳐두고 트루먼의 성장을 집요하게 관찰하며 그가 울면 같이 울며 그가 잠들고 나서야 안심하고 TV를 끈다. (영화가 나온지 20년 쯤 됐고 매스미디어의 헤게모니가 TV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간 현재에도 이 블랙유머가 유효하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 바다와 하늘을 모방한 세트 벽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