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입니다. 꽤 추운 날이었습니다. 연말이라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와 밤새워 놀다, 그 친구를 바래다주려고 터미널에서 밤을 새운 적이 있습니다. 딱히 그 친구와 밤새워 놀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살사바에서 춤을 추다 나가려는 저를, 그때 마침 느지막이 들어왔던 친구가 붙잡았을 뿐이죠. 자기 이제 서울 왔다고, 놀아달라고. 그렇게 춤을 추고,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해 첫 차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푸념인 듯, 툭, 그렇게 말했어요. “이런 나를 누가 이해해 주겠어?” 사는 게 그다지 재미없었던 시절. 안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계속 겹쳐서, 세상이 나 보고 더 살지 말라고 하나보다- 생각하던 그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