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컨대, 엘리자베스 헐리 주연의 [일곱가지 유혹]이 떠오르는, 누군가의 욕망이 왜곡된 형태로 성사되는 소동극 코미디의 뉘앙스. 주인공 발렌타인은 척박한 네바다 컨테이너촌에 근거지를 두고 돈만 주면 온갖 허드렛일은 다 해주는 이른바 심부름 센터 콤비의 한 명인데, 파트너인 프레드에 비해 젊고 그만큼 현실에 대한 불만, 상승 욕구가 강한 인물이다. 시작부터 줄곧 밉지 않게 투덜대던 그의 상승 욕구는, 본작의 대표 괴물인 '그라보이드'가 출현하면서 엉뚱한 국면을 맞는다. 땅 밑에서 진동을 감지하며 움직이는 괴물을 피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야만 한다. 트럭 위에서 바위로, 건물 옥상 위로. 빌은 어느샌가 더 이상 세속적인 욕구 때문이 아닌, 그저 살기 위해 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