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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The Hangover (2009)

멧가비|2021년 2월 10일

주인공 일행이 라스베가스 어느 호텔 옥상에서 술을 마신 이후부터가 영화의 진짜 시작인데, 사건이 선형적으로 발생하는 대신 끊긴 기억을 이어 붙여가며 이미 영화 시작 이전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더듬어 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전작 같은 게 있기라도 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흥미로운 시작이다. 발생하는 사건을 구경하는 것보다 그 사건들이 남긴 데미지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주는 것은, 일단 사망자가 한 명 이상 발생한 후 추리하기 시작하는 '후더닛' 장르의 플롯 구조에 더 가깝다. 몇몇 코미디 작품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흔적들이 보인다. 굵직한 것만 보더라도 "술 취한 다음날"이라는 기초적인 아이디어는 [하우 아이 멧 유어 마더] 시즌1의 파인애플 에피소드를 참조했을 가능성이

도쿄 갓파더 東京ゴッドファーザーズ (2003)

멧가비|2021년 2월 10일

콘 사토시의 세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사이코 살인마와 신경쇠약 피해자, 배우라는 직업의 자의식에 매몰된 노인 대신 그저 집 잃은 아기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려는 세 명의 언더독들이 있다. 콘의 앞선 두 작품들과 비교하면 스타일면에서 가장 현실에 두 발이 단단히 붙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스타일과 별개로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가장 판타지적이다. 도쿄 뒷세계의 노숙자들이 아기를 업은 채 동분서주하는 모든 길목들이 우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발견되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지 않으면서도 모든 우연의 연쇄들이 마치 필연처럼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노숙자가 주도하는 사건들, 그 무대가 되는 곳은 도쿄의 밤 뒷골목이고 참여하는 군상들은 야쿠자, 이민자, 오카마 등이

[SFC] 으랏챠 장군님 일본제일 (であえ殿さま あっぱれ一番.1995)

뿌리의 이글루스|2021년 2월 9일

1995년에 ‘サンソフト(선소프트)’에서 슈퍼 패미콤용으로 만든 액션 게임. 내용은 전국시대 때 ‘도쿠가와 이에아스’가 일본을 통일해 쇼군의 자리에 올랐는데. 세계 정복을 꿈꾸는 수수께끼의 적에게 조종당해서, 일본의 ‘바보 장군(바카 토노)’와 일본에 표류한 프랑스의 ‘바보 왕자(바카 오지)’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 키는 십자 패드 상하좌우 이동, B버튼(점프), A버튼(공격), Y버튼(슬라이딩), X버튼(변신), R1버튼(스크롤 사용)이다. 커맨드 입력 기술도 있다. 둘 다 전방(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걸 기준으로, 바카 토노는 ↑↓→↑+A(양손 파동포), ↑↓↑+

포 룸 Four Rooms (1995)

멧가비|2021년 2월 3일

네 명의 감독이 각자 각본을 써서 한 편의 영화로 엮는, 네 개의 세그먼트가 벨 보이 테드라는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앤솔러지 기획. 쿠엔틴 타란티노 필모에 있어서는 가장 아기자기한 소품이다. 그러나 그 1/4 짜리 짧은 세그먼트 안에 타란티노의 엑기스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의 필모를 논하면서 절대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본 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잡담과 장광설로 이어지다가, 관객이 혼이 빠져있는 부지불식간에 허를 찌르는 타이밍으로 와장창 엔딩. 마술사들이 눈속임을 위해 취하는 손동작 같은 이런 수법을 타란티노는 즐겨 쓰는데, 이걸 가장 짧은 시간에 직관적으로, 게다가 타란티노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를 통해 볼 수 있다는 말이지. 타란티노가 연출한 세그먼트에는 브루스 윌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