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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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갓파더 東京ゴッドファーザーズ (2003)

By 멧가비 | 2021년 2월 10일 | 
콘 사토시의 세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사이코 살인마와 신경쇠약 피해자, 배우라는 직업의 자의식에 매몰된 노인 대신 그저 집 잃은 아기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려는 세 명의 언더독들이 있다. 콘의 앞선 두 작품들과 비교하면 스타일면에서 가장 현실에 두 발이 단단히 붙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스타일과 별개로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가장 판타지적이다. 도쿄 뒷세계의 노숙자들이 아기를 업은 채 동분서주하는 모든 길목들이 우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발견되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지 않으면서도 모든 우연의 연쇄들이 마치 필연처럼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노숙자가 주도하는 사건들, 그 무대가 되는 곳은 도쿄의 밤 뒷골목이고 참여하는 군상들은 야쿠자, 이민자, 오카마 등이

천년여우 千年女優 (2001)

By 멧가비 | 2021년 2월 9일 |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애수 어쩌고로 소개 받았다가, 정작 관람을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뿔싸 싶었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가 이 영화는 아름다운 첫사랑 영화로 오인받은 것인가.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제로는 여배우라는 자의식에 사로잡혀 평생을 보낸 한 외로운 노인의 체험 수기. [퍼펙트 블루]에 이어 콘 사토시의 또 한 번의 "과몰입"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 영화의 황금기를 배우로 보낸 후지와라 치요코는 평생을 연기했던 배역들에 자신을 동일시하고, 자신의 배우 경력 그 과정에서 흡수한 환상적인 첫사랑 서사와 자신이 지내온 실제 삶을 분리하지 못한 채 현실과 괴리된 삶을 산다. 배역에 몰입해서 자연인으로서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린 듯한 배우들을 실제로도 알고 있지만, 치요코처럼 일

퍼펙트 블루 Perfect Blue (1998)

By 멧가비 | 2021년 2월 9일 | 
"객체에 대한 과물입과 주체성 상실", 즉 자신의 삶을 살 에너지를 모조리 외부 대상에 대한 관심에 쏟아 붓는다는 소리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문학과 예술이 경고했으나 온전히 인정받는 데에 너무 오래 걸리는 현대인의 정신병이기도 하다 동경하는 대상을 향한 정서적 헌신은 그 대상에 대한 소유욕으로 번지고, 대상과 자신의 동일시로 가는 과정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소위 팬심이라는 것은 어쩌면 양날의 칼이면서 독이 든 사과 같은 것이다. 그 미묘한 심리를 영화는 조용하고 서늘하면서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실사 영화로 할 법한 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라는 화법을 통해 하는 이종교배의 작법이 작품의 정신착란적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사이코 스릴러라는 장르를 다룸에 있어서 헐리웃 영화의 카피 같은 뻔한 서사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들 정리

By 괴인 怪人 의 이글루. | 2020년 9월 1일 | 
테넷 (2020) -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라고 아무 생각없이 들어가면 헛돈쓰고, 시간만 허비하는 영화.- 놀란의 단점인, 사실성을 추구하다 망가지는 액션. 단어 하나로 요약하기엔 너무 복잡한 설정과 불친절한 설명 덩어리.- 극장가에서 독주한다고 하지만, 다른 대체제가 있다면 그 영화를 추천할 수준.- 인스타그램에 이 영화를 보았다. 고 자랑하고 넘어가기엔 복잡하고 본격적으로 설정을 파고들어 토론하다 보면, 말이 안 되는 장면이 너무 많아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는 영화. 소녀 시절의 너 (2019) - 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괴롭힘을 소재로 했지만, 역사학도였던 내 눈에 들어오는건, 문화대혁명으로 세대간의 연결을 끊어버린 후 이어진 개방 정책으로 가족과 이웃들에게 버려진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