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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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posts괴물 (2006)
조롱이 아니라 정말 존중의 의미로서, 영화는 "가지가지" 한다. 봉준호가 괴수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일단 놀라고, 그 배경이 내가 자란 동네라고 해서 또 놀란다. 영화가 시작한다. 어지간한 헐리웃 괴물 영화였으면 아직도 등장인물들 소개하고 있을 시간인데 여기선 다짜고짜 괴물부터 튀어 나온다. 그런데 대낮이다. 봉준호 엇박자 세계관에 들어온 괴물은 그렇게 줄줄이 이어지는 깜짝쇼로 인상깊게 데뷔한다. 씩씩해 보이던 첫인상과 달리 이 한강 괴물은 사실은 너무나 외롭고 애처롭다. 한강에 트럭만한 괴물이 나타난 미증유의 대사건, 하지만 사람들은 엉뚱한 시위만 할 뿐 괴물이라는 게 아예 출현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군다. 이토록 세간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한 괴수가 또 있었나. 심지어 이름 조차 없잖아. 중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2018)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과 본의 아니게 페어를 이루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양 쪽 다 보편적이지 않은 가족을 중심으로 '가족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전제를 두고 상수를 바꿔가며 실험한 한 쌍의 다른 결과물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김태용의 가족들은 혈연이 아닌 사람들이 정서적 이끌림에 의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고레에다의 가족은 물리적 필요성에 의해 가족을 가장하던 사람들이 서로를 잃은 후에야 가족의 부재를 느끼게 된다는 "결과"를 그렸다는 차이. 화려하게 공연하고 깔끔하게 해체하는 마치 이벤트 유닛 밴드처럼, 시작은 범법이고 그 끝은 파국이었으나 가족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모여 살았던 시간 동안 만큼은 그 어떤 가족보다 진짜 가족이었다. 그러나 진짜 가족이라는 게 뭐냐며
키쿠지로의 여름 菊次郞の夏 (1999)
영화, 만화 속 일본의 소년은 여름 방학이 되면 반드시 어디론가 길을 떠난다. 이유가 어쨌건 일단 떠난다. 이 영화의 꼬마 마사오는 재혼한 엄마를 찾아나선다. 은퇴한 야쿠자는 와이프의 명령으로 이웃집 꼬마 아이 마사오의 여행에 보호자로 동반한다. 기타노 다케시의 험악한 얼굴이 귀여워 보일 정도로 순수하고 착한 영화. 여기서 키쿠지로 아저씨가 한량 건달이라는 점은 의외로 중요하다. 한량, 즉 백수다. 금전적인 곤궁함만 조금 해결되면 백수만큼 감성적으로 자유롭고 나이와 무관하게 순수해질 수 있는 처지가 또 있을까. 키쿠지로가 소년에게 좋은 어른일 수 있었던 점은 여기서 나온다. 훈계하지 않고 내려다 보지 않는 어른. 때로는 소년보다 더 철없어 보일 만큼 같은 눈높이를 유지하는 보호자. 영화 속 소년은
헬로우 고스트 (2010)
[추격자]로 데뷔 대박을 터뜨린 나홍진의 차기작 [황해]와 극장가에서 맞붙었다. 처음부터 잘 돼 봐야 2차 시장의 히어로가 될 운명이었다. 그런데 [황해]를 이기고 흥행에 성공했다지. 그런데 정작 극장에서 본 사람보다 입소문 타고 재유입된 팬들이 더 많다지. 그러니까 이 영화는 컬트의 운명을 타고 났는데 컬트가 되지 못 했다가, 컬트가 아닌데도 컬트 대접을 받는 기묘한 컬트 영화라는 소리다. 이 영화에 감동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들 하고 나 역시도 울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 물어도 "걸작" 혹은 그 이하의 "명작" 대접도 받기 힘들 것이다. 즉,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결코 아니다. 눈물 버튼이 눌리기 전 까지는 클리셰 범벅에 유치한 코미디로 일관 되고, 배우들에 대한 연기 디렉션도 썩 좋진 않았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