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물
Posts
50 posts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서부극 은행강도물인 척 짐짓 시작하지만 껍데기 깐 알맹이는 가족 드라마다. 저 둘이 은행강도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에 던져진 인물이라 할지라도 이야기는 대강 성립한다. 형제애, 그것도 사막의 지렁이처럼 살려고 버둥대면서도 절대로 져버리지 않는 형제애를 다룬 이야기. 그럼에도 그것을 과시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와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보다 덜 수사적이다. 세련되려고 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세련됐다. 어쩌면 동시에 미국이라는 세계관에 대한 염세적 자조이기도 하다.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코만치족의 후예든, 미국을 일으킨 텍사스 백인의 후손이든 지금은 모두 똑같이 버려진 땅에서 말라 비틀어지다 못해 모래 바람처럼 스러져 가고만 있다. 가난 대물림의 연쇄를 끊고 싶어서 선택했다는

이웃집 야마다 군 となりの山田くん (1999)
91년부터 아사히 조간에 연재됐던 [노노쨩](ののちゃん)을 원작으로 하는 일상물. 애니판 제목은 [노노쨩]의 변경 전 원래 제목을 따른다. 어차피 노노코도 단독 주인공은 아니니 어떤 제목이든 상관 없겠지만. 버블 경제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즈음,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저 살아갈 뿐인 일본인 가족의 귀엽고 재미있는 일상이 병렬식으로 나열된다. 원작이 네 컷 짜리 스트립이니만큼 뚜렷한 기승전결은 없다. 작품의 톤과 구성이 잘 어울린다. 다만 후반부에 조금 더 극적인 에피소드를 배치하는 정도는 한다. 작품의 내적인 부분과 별개로 느낄 수 있는 건 '애니메이션'이라는 방식의 놀라움에 대한 새삼스런 발견이다. 애니메이션이란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를 움직이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발견으로 시작한다. 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