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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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posts더 파더 The Father (2020)
사실 치매를 질병이로 분류하면 안 되는 거다. 뇌의 내구성이 따라주질 못 할 만큼 늘어난 수명을 가져버린 현대 인류가 감당해야 할, 주름 지고 머리 하얘지는 것처럼 고칠 수 없는 그저 노화의 일종일 뿐일 터. 기억 속 가장 크고 훌륭해 보였던 부모의 잔상, 내 나이가 그 때 쯤의 부모 나이와 비슷해지거나 역전할 때 쯤의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다가오는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안소니는 계속해서 시계를 잃어버렸다고 호소한다. "시간"이라는 실체가 없는 무언가에 추상적이나마 개념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은 시간의 가늠이라는 행위를 발명하고, 기억과 기억 사이에 경계를 긋고 그 기억들을 보다 체계화해서 머릿 속에 수납하게 된 것이다. 시계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기억들을 구분하고 정리할 이정표가 사라짐에 대한 은유일
하우 아이 멧 유어 마더 How I Met Your Mother (2005 - 2014)
94년 NBC에서 첫 방송된 시트콤 [프렌즈]는 그 인기의 정도가 하나의 사회현상이라 할 만치 대단했는데, 단지 작품의 인기만을 넘어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 냈으니 이른바 '행아웃 시트콤(Hangout show, Hangout comedy)'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정확한 정의를 내리긴 힘들지만 쉽게 말해, 젊은이들 여럿이 특별한 목적 없이 모여서 놀다가 웃긴 상황이 발생하는 장르? 쯤으로 함축할 수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야 리처드 링클레이터, 케빈 스미스 등이 주축이 되어 유행시킨 '슬래커 무비(Slacker movie)'의 영향 아래 있는 일종의 파생 장르라고 보는 편이 옳겠지만, 부분적인 영향력을 빼면 행아웃 쇼는 슬래커 무비와는 결 자체도 다르고 거의 장르의 시작과 동시에 독립된 장르로서의 만
강시선생2 강시가족 殭屍家族 (1986)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고 그 누구도 계보로 정리하지 않았으나 암암리에 존재하는 하나의 패턴, 혹은 그러한 패턴의 역사가 있다. [킹콩]은 꽤나 폭력적인 정글 영화였으나 그 후속작 [콩의 아들]은 전형적인 어린이 영화다. [고지라]는 원폭에 대한 공포를 실체화한 호러 영화였는데 그 후속작 [고지라의 역습]은 언제 그랬냐는듯 바로 괴수 레슬링 장르로 돌변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월츠네거가 인기를 얻으니 그 후속작에서는 바로 비폭력적 선역으로 리포지셔닝. 어떠한 캐릭터 컨텐츠가 돈이 된다 싶으면 바로 마스코트로 만들어 코 묻은 돈 장사 시작하는 그 어떤 패턴 같은 게 있다는 소리다. 강시 영화라고 예외일 순 없지. 전작 [강시선생]은 골든 하베스트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긴 하지만
미나리 Minari (2020)
영화가 다루는 가족애 어쩌고 하는 부분은 제껴두고, 두 가지 지점에서 굉장히 "영리한" 영화다. 첫번째는 어째서 지금이냐에 대한 부분. K-POP과 K-드라마 그리고 [기생충]으로 전에 없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저변이 서구권에서 확대대고 있는 지금 시점에 딱 나오기 좋은 영화잖나. 의도했는지의 여부와 달리, 좋은 타이밍인 건 사실이다. 두번째는 한국계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은 굉장히 미국적이라는 점이다. 스티븐 연의 고집스러운 가부장적 캐릭터는 다분히 한국적인 듯 하지만 사실은 미국적으로 보수적이다. 편견과 달리 미국이야말로 가장 혹은 남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문화권인데다가, 그 가부장적 남자가 뚝심있게 밀어부치는 사업이 바로 농지 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