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Sources

Posts

464 posts
<룸 넥스트 도어> - 부재를 존재로 치환하는 이해에 대하여

<룸 넥스트 도어> - 부재를 존재로 치환하는 이해에 대하여

(2024/10/29 :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 기본적으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에는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인물이 닿지 않는 평행한 관계를 견지하는 구조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바로 앞에 선 전작들만 몇 둘러봐도 에선 관계가 원만치 않아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는 작가와 배우의 관계가 극의 중심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었고 아예 제목에 떡하니 예의 그 '평행'을 새겨 놓은 에서는 아이가 바뀐 두 어머니의 인생이 짙은 선으로 각기 다른 속내를 털어놓고 있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결코 닿지 않을 것만 같던 이런 관계는 그.......

<너의 색> - 색감은 더 화려하게, 심도는 덜 움푹하게

<너의 색> - 색감은 더 화려하게, 심도는 덜 움푹하게

(2024/10/26 : CGV 송파) '야마다 나오코'의 신작 은 화려한 색감으로 그야말로 시야를 현란하게 휘저어 놓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래서 고전적인 작법으로 그려진 순정 만화 풍의 인물 주변으로 때로는 화사하게 때로는 어둑하게 예의 그 색채가 휘감았다 풀어졌다 할 때면 나도 모르게 탄사를 터트리게 되고야 말지요. 실제로 이 영화를 선택한 대부분의 관객은 이런 화려함에 이끌려 극장을 찾은 거라고 봐야 할 테니까요. 사실 영화라는 건 기본적으로 이런 시청각의 감각을 과장해 모객을 활성화하는 데에 최적화된 매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 전작인 와 마.......

<H마트에서 울다> - 대개는 울고야 말 테지만 가끔은 웃기도 할 수 있기 위해

<H마트에서 울다> - 대개는 울고야 말 테지만 가끔은 웃기도 할 수 있기 위해

(2023/12/11) 나의 슬픔은 뜬금없는 순간에 들이닥치기 일쑤다. 나는 욕조에 엄마의 머리카락이 허다하게 남아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어떤 기분인지에 대해서는, 5주 동안 날마다 병원에서 밤을 지새운 일에 대해서는 태연한 얼굴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H마트에서 낯모르는 아이가 뻥튀기를 담은 비닐봉지를 양손에 하나씩 집어드는 모습에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린다. 원반 모양의 그 앙증맞은 쌀과자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엄마가 내 곁에 있고, 방과후에 둘이서 동글납작한 스티로폼처럼 생긴 과자를 한입 크기로 입에 넣고 아작아작 씹으면 그것이 혀 위에서 설탕처럼 사르르 녹아.......

<구룡성채 : 무법지대> - 시대와 공간을 주인공 삼아

<구룡성채 : 무법지대> - 시대와 공간을 주인공 삼아

(2024/10/20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아마 198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던 '홍콩' 영화에 조금이라도 추억을 갖고 있는 이라면 그 시대감을 고스란히 옮겨 온 이 작품에 분명 적잖은 향수를 느끼게 될 거라고 봅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구룡성채' 혹은 '구룡채성'으로 불리는 극중 무대 자체가 이제는 철거되어 존재하지 않는 어떤 시대를 상징하는 유물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후반부 화면에 커다랗게 재연되기도 하듯 빽빽하게 밀집한 슬럼 위를 근접해 날아오르는 항공기의 모습은 한때 '홍콩'을 묘사하는 일종의 트렌드 마크처럼 사용되기도 했으니.......

<어프렌티스> - 우회적인 조롱, 합리적인 의심

<어프렌티스> - 우회적인 조롱, 합리적인 의심

(2024/10/26 : CGV 송파) '알리 아바시'의 는 '도널드 트럼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종의 전기(傳記)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져 세입자들에게 돈이나 받으러 다니던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이 정계 인사들이 드나드는 모 클럽에서 악마의 변호사라 불리던 한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악랄하고 치졸한 괴물 사업가로 변모하게 되는 과정에 주목한 작품이라 볼 수 있지요. 물론 '정치'에도 관심이 있으며 여차하면 정계의 정점에 설 수도 있다며 농을 던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잠시 포착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단 이 영화 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