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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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 2013.04.10

쉬엄쉬엄|2013년 4월 15일

따뜻한 영화. 대단하지 않지만 괜찮거나 행복한 영화가 있다.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런 인생도. 고양이 할매처럼 벽에 "올해 안에 결혼하자!"라고 써붙이고 싶다. 중간중간에 어색한 오타가 있었는데 같이 본 친구가 일본인이 한국어가 서툴러 생긴 오타같다고 했다. 전혀 동의하지 않았는데 정말 일본인이 만든 자막이어서 놀랐다.

섀도우 댄서 - 2013.04.07

쉬엄쉬엄|2013년 4월 8일

'나는 엄마이자 테러리스트입니다'라는 팜플릿 한장 들고 본 영화. 너무 조용해서 맥주 캔을 따기가 어려웠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문에 포카칩을 뜯을 수가 없었다. 지하철이 빠앙, 덜컹덜컹 지나는 장면이 아니었다면 들고간 그대로 들고나와야 했을 거다. 극장안은 어둡고 어두워서 자리에 앉고나니 편안했다. 다리를 뻗고 턱을 괴었다. 굳이 맥주를 사오지 않아도 아주 편안했을 공간이었다. 어둠 속으로 침잠하는 몇 안되는 관객. 사실 영화는 잘 모르겠지만 어둡고 숨막힐듯 조용하고 사람이 적어 좋았다. 보수동 아트씨어터 첫 관람 후기. 예술관은 혼자 가는 게 맛인지도.

Trouble with the curve - 2013.04.05

쉬엄쉬엄|2013년 4월 5일

한글 제목은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원제는 Trouble with the curve. 원제가 더 잘 어울리는 영화. 유머있는 남자가 미인을 차지하고 용기있는 딸이 아버지를 얻는다. 여자들은 '사랑한다'는 말은 직접 듣고싶어하면서 뭐가 먹고 싶은지, 무얼 하고 싶은지, 어떤 선물이 받고 싶은지, 다른 것들은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자 중에도 그런 사람은 있다. 나이든 아버지가 주로 그렇다. 나이들어 조심할 것으로는 아내와의 사별, 백내장, 해고, 다 큰 딸아이랑 싸우는 것, 그리고 딸아이를 남자친구에게 뺏기는 것 등.

보랏 - 2013.04.01

쉬엄쉬엄|2013년 4월 2일

영화 시작화면에 카자흐스탄 정보국 제공이라는 자막이 뜨는데 이 자막이 사실이라면 카자흐스탄 정보국은 자국 이미지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대범한 단체이거나 이름만 빌려주는 아무 생각없는 복지부동한 공무원들의 모임이거나 카자흐스탄인들의 이미지를 훼손시켜려는 유태인이나 우즈베키스탄의 스파이 공작에 당했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뉴욕에 온 바보 영구와 땡칠이"를 찍어놓고 미국 영화관에 이라는 제목으로 올려놓은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이다. 4월을 시작할 즐거운 코미디 없을까 해서 봤다가 폭탄맞은 영화.

파바로티 - 2013.03.30

쉬엄쉬엄|2013년 4월 1일

파바로티, 지아이조2, 연애의 온도 중에서 제일 빨리 볼 수 있는 걸로 골랐다. 셋을 다 본 친구의 말은 이랬다. "파바로티는 전형적인 한국 영화인데 볼만하고 지아이조는 헐리우드 영환데 볼만하고 연애의 온도는 괜찮아." 왠지 연애의 온도를 봐야할 것 같은 언급이었지만 한시간을 기다리기는 애매했다. 영화가 끝나고 같이 본 친구와 이재훈이 고등학생이면서 어떻게 조직의 3인자가 될 수 있었는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치고 각색이 너무 심하지 않냐는 싸움 못하는 남자애들이 주로 할만한 이야기를 하면서 치킨과 맥주를 먹었다. 시작을 알면 끝을 알 수 있는 영화지만 그래도 볼만하다. 큰 일 없이 사랑하고 행복하고 결혼하고 그렇게 끝나는, 너무 뻔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