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의 숨어있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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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posts[부다페스트] 길고 무더웠던 하루(오후)
푸닌쿨라 정류장 앞의 16번은 다행히 우리를 마차시 성당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내려보니 마차시 성당과 어부의 요새는 열걸음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둘이 같은 지구에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한 군데 있을 줄이야. 왼쪽 붉은 모자이크 지붕이 마차시 성당, 오른쪽 하얀 원뿔들이 어부의 요새.(이렇게 가깝단 걸 보여주려고 같이 넣어서 찍어봤다.) 쨍쨍한 햇볕과 맑은 하늘 아래 하얀 요새와 성당은 너무나 예뻤지만, 우리는 성당이고 요새고 다 필요없고, 시원한 식당으로 얼른 들어가고 싶었다. 다행히 제이미 올리브 키친은 바로 앞이라 금방 찾았고, 자리도 있었고, 내부는 에어컨이 빵빵해서 시원했다.자리에 털썩 앉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다들 얼굴이 벌겋게 익어 있었다.이 식당은 서버들이 까만 조끼
[부다페스트] 아주 길고 더웠던 부다페스트에서의 하루(오전)
6월 25일 새벽이 밝았다. 장밋빛 여명에 감탄하면서 부스스 일어나 사진을 찍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이 그렇게 덥고 길게 이어질 줄 상상도 못했다. 여명이 가시고 사위가 밝아졌을 땐 직사광선이 방 안으로 쫙 들어왔다. 블라인드도 커튼도 없는 창문으로 직사광선이 비쳐드니 바로 온도가 올라가고, 빨래는 잘 마르겠다 싶어 속옷 등을 세탁해 널었다. 사실 우리는 밤새 더워서 뒤척였다. 그리하여 대충 커피와 과자나부랭이를 먹고 나가면서 도빅이 에어컨 리모콘을 달라는 쪽지를 썼다. 아래층 사무실에 내려갔더니 문이 닫혀 있어 그 쪽지를 문 앞에다 붙이고 나갔다.우리는 중앙시장에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숙소에서 중앙시장에 가려면 트램 47이나 49를 타면 된다고 해서 어디서 타나 두리번거리며 나왔는데, 쉽게 트램을
8월의 드라마들 : '60일 지정생존자' 외
60일 지정생존자 tvN 16부작 드라마 | 원작 : 미드 지정생존자(넷플릭스)김태희 극본 | 유종선 연출, 지진희, 손석구, 강한나, 이준혁, 배종옥, 허준호 외 출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이후 그와 가까웠거나 그를 흠모했던 사람들은 다들 나름의 자리에서 그에게 헌정하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나는 대체로 그것들을 책의 형태로 봤는데, 유시민의 부터 오연호의 까지 제목만 봐도 알겠는 책은 물론이고, 나 같은 책조차도 그런 목적으로 씌어졌음을 볼 때마다 그의 자리가 얼마나 넓고 컸나 새삼 느꼈다. 따지고 보면 나꼼수가 탄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60일 지정생존자>도 그
헬싱키의 두 교회 : 캄피 교회 (침묵의 교회) & 템펠레아우키오 교회 (암석 교회)
헬싱키는 도서관과 서점들도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교회도 유명하다. 옛교회들도 군데군데 있지만 디자인이 특이한 최신 교회 두 군데를 이번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같은 날 가게 되었다. 헬싱키에서의 셋째날, 아침에는 칼리오 교회와 정교회 등 옛날 교회들을 둘러보고, 버스를 타고 교외로 나가기 전, 버스터미널에 있는 캄피 침묵의 교회를 찾았다. 교회가 워낙 특이하게 생겨서 트램을 타고 가다보면 건물들 사이로 얼핏 그 형상이 보이는데, 실제로 내려가서 보면 버스터미널 광장 한쪽에 우뚝 서 있다. 노아의 방주를 닮게 설계했는데, 여기가 핀란드라 그런지 나는 어쩐지 사우나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우리가 타는 버스 터미널을 찾느라 건물 안을 한참 뺑뺑이 돌았고, 건물 안에 화장실이
8월의 영화들 : 엑시트 외
8월에 본 영화는 딸랑 4편. 그래도 없는 시간 쪼개서 열심히 본 게 이 정도다. 엑시트 (이상근 감독 | 조정석, 임윤아, 김지영)예고편도 괜찮았는데, 같다는 말을 들어서 개봉하고 극장에서 봤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는 리얼 극한 체험이었다. 얘네들이 빌딩 위로 올라갈 때, 뛰어내릴 때, 줄을 타고 바둥바둥 매달리는 그 모든 순간에 나는 온 몸에 힘을 빡 주고 내가 마치 거기 매달린듯 봤다. 나중에는 뒷통수랑 목덜미랑 등이 뻣뻣해질 정도. 그래서 후반부에 둘이 손을 잡고 옥상을 가로지르며 뛸 때 되게 상쾌하고 좋았다. 평소 SNS가 무슨 힘이 있나, 그걸로 뭘 바꿀 수 있나 했던 사람이라, 드론이 각지로부터 날아올 때 그때 역시도 저걸로 뭘 바꿀 수 있나 했지만, 그 덕분에 헬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