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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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 ‘러브 레터’의 퀴어 버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충남 예산에 살고 있는 윤희(김희애 분)는 20여 년 전 헤어진 학창 시절의 연인 준(나카무라 유코 분)의 편지를 받습니다. 윤희는 외동딸 새봄(김소혜 분)과 함께 준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 오타루로 떠납니다. 하지만 윤희는 준과의 재회에 망설입니다. 헤어진 연인과 20년 만의 재회 임대형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윤희에게’는 20년 동안 헤어진 연인이 재회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로드 무비입니다. ‘윤희에게’는 관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한 뒤 하나둘 해소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왜 윤희는 남편 인호(유재명 분)와 이혼했는지, 그리고 준은 왜 독신이며 결혼하라는 사촌의 권유에 분노하는지 의문부호로 남겨둡니다. 수의사인 준은 자신의 동물병원을 통해 가까워진 료

좀비랜드 더블 탭 - 전편의 재기발랄함 사라진 속편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사 가족의 모험담 ‘좀비랜드 더블 탭’은 2009년 작 ‘좀비랜드’의 10년만의 후속편입니다. 온 세상이 좀비로 가득한 가운데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 분)를 포함한 4인의 유사 가족의 모험담을 묘사합니다. ‘좀비랜드’의 루벤 플레셔 감독은 ‘베놈’을 연출했으나 흥행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혹평을 면치 못했습니다. ‘좀비랜드 더블 탭’으로 루벤 플레셔는 자신의 프랜차이즈로 복귀했습니다. 대신 ‘베놈 2’는 감독보다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앤디 서키스가 연출을 맡게 되어 여전히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무얼 먹고 살았나? 서두의 콜롬비아(Columbia) 로고는 손에 들고 있는 성화로 두 마리의 좀비를 때려잡으며 출발합니다. 주인공 콜럼버

아이리시맨 - 전형적인 스콜세지 갱 서사시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트럭 운전기사 프랭크(로버트 드니로 분)는 배송하는 고기를 빼돌려 판매하다 마피아 보스 러셀(조 페시 분)과 가까워집니다. 러셀을 위한 암살자가 된 프랭크는 러셀로부터 트럭운송노조위원장 호파(알 파치노 분)를 소개받습니다. 프랭크는 호파와 가까워지지만 호파는 노선 차이로 인해 러셀과 소원해집니다. 집을 피로 물들이다 ‘아이리시맨’은 아일랜드 혈통의 실존 인물 프랭크 시런의 전기 영화입니다. 그가 1975년 실종된 노조지도자 지미 호파와 인연을 맺고 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냈습니다. 찰스 브랜트의 2004년 논픽션 ‘I Heard You Paint Houses’를 스티븐 자일리언이 각색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원작 ‘I Heard You Pai

타이페이 스토리 - 모순적 치정 관계, 건조하게 풀어내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권태기의 소꿉친구 출신 연인 에드워드 양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1985년 작 ‘타이페이 스토리’가 정식 개봉되었습니다. 에드워드 양과 함께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허우 샤오시엔은 각본에 참여했고 제작을 맡았으며 주연 아룽을 연기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 사이이며 오랜 연인이지만 권태기를 겪는 아룽과 수첸(채금 분)을 묘사합니다. 영어 제목이자 한국 개봉명 ‘Taipei Story’로는 공간적 배경 외에는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원제 ‘青梅竹馬’는 ‘소꿉친구’를 뜻하며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죽마고우(竹馬故友)와 동일한 맥락입니다. 아룽과 수첸, 그리고 두 사람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혼녀 관(가소운 분), 아룽의 친구이자 택시 기사 킨(오

저수지의 개들 - 성인 위한 ‘타란티노 월드’의 출발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로의 정체를 숨긴 채 가명으로 한 팀을 이룬 사나이들이 다이아몬드 도매상에서 강도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경찰의 재빠른 대응으로 팀원 중 2명이 죽음을 맞이하자 창고에 모여 경찰 끄나풀을 색출합니다. 저수지의 개들? 저장고의 개들! 1992년 작 ‘저수지의 개들’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원제 ‘Reservoir Dogs’의 ‘Reservoir’는 프랑스어의 발음을 연상시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 제목으로는 ‘저수지’로 번역되었지만 ‘저장소’의 뜻도 지니고 있습니다. 99분의 러닝 타임 중 대부분의 장면의 공간적 배경이 저장소, 즉 창고이며 저수지는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장소의 개들’이 정확한 번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천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