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vil Abyss Of The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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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운 알라딘

The Evil Abyss Of The Void|2019년 5월 25일

원래 디즈니 실사판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예고편 보고 갑자기 꽂혀서 관람했습니다. 감독이 가이 리치인 걸 몰랐는데, 그래서 예고편에 꽂힌 것 같네요. 애초에 원작(?) 알라딘도 전개나 플롯 면에선 좀 문제가 있어서 그런 쪽은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캐릭터 메이킹은 문제가 많습니다. 뭐랄까 디즈니가 자기네 과거를 밀레니얼들 입맛에 맞게 PC로 세탁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원작 알라딘과 자스민이 갖고 있었던 여유로움이 실사판에서는 완전히 사라졌어요. 알라딘은 자기비하 쩌는 찐따가 돼버리고 자스민은 억압에 시달리는 피해자로 전락해버립니다.그런데 원래 둘 다 현실에 좀 불만은 있어도 굉장히 자신만만한 캐릭터였어요. 그리고 굉장히 매력적이었고요. 그걸 알라딘은 아예 찐따로 만들어놓고, 자스민은 나 좀 그만 억압

어벤저스:엔드게임 - 인간의 이야기 (스포주의)

The Evil Abyss Of The Void|2019년 4월 24일

※스포일링 주의 에서 워낙 감탄해서, 엔드게임도 정말 기대했습니다. 1400만분의 1 확률의 미래가 과연 어떨지. 그리고 기대한 만큼 멋진 작품이 나왔습니다. MCU 10년을 마무리하는 거대한 피날레네요. 인간의 이야기인피니티 워는 철저하게 타노스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벤저스는 타노스의 힘을 보여주는 장치, 일반인은 타노스에게 쓸려나가기만 하는 무력한 존재였죠. 그게 엔드게임에서는 정확히 반대로 뒤집힙니다. 히어로들은 오히려 덜 돋보이고, 인간적인 면이 부각됩니다. 전투 장면이 적어서 더 그렇게 보이고요. 타노스는 인류의 반격을 막으려고 전력을 다하다 끝내 실패합니다. 전작의 히어로처럼, 인간의 힘을 보여주는 장치로 바뀌었죠. 영화가 진행되면서,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캡틴 마블 - 거대해진 마블

The Evil Abyss Of The Void|2019년 3월 7일

을 관람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말이 많던 작품이라 사실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을 깨끗이 날려주는군요. 우려와는 달리 PC와는 관계없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마블의 스케일이 아주 커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마블의 세계관과 이야기는 거대했습니다. 비주얼도 마찬가지였죠. 그게 캡틴 마블에서는 뭐랄까... 시각과 상상력이 다루는 범위가 커졌습니다. 우주가 배경인 영화에서, 정작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 자체는 우주선 속이나 비밀기지 속, 행성 표면처럼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주 전투도 마찬가지죠. 인간이 아직 본격적으로 우주에 진출하지 못했고 따라서 상상력엔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캡틴 마블이

쿠르스크 - 알고도 당하는(?) 작품

The Evil Abyss Of The Void|2019년 1월 19일

쿠르스크 침몰 사건을 다룬 를 관람했습니다. 사건의 경과나 원인도, 러시아의 엉망진창인 대응도 잘 알려져 있고 승조원들이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도 알려졌지만, 이 작품은 그야말로 알고도 당하는 작품입니다. 부질없는 희망이지만, 영화 보는 내내 그 부질없는 기대감을 만들어내는 게 정말 대단하더군요. 콜린 퍼스는 어디까지나 조연이고 실제로 출연 분량도 적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잠깐잠깐 러시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행위가, 결국 러시아의 철저한 막장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이 작품은 재난영화도 밀리터리 영화도 아니고,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하려는 것도 아니고, 어떤 주제를 확실히 정해놓은 작품도 아니지만, 오히려 총체적 난국인 러시아의 상황을 더 잘 보여줍니다. 딱히 인재(人災)라

아쿠아맨 - 단순함의 미학

The Evil Abyss Of The Void|2019년 1월 12일

정의닦이에서 워낙 큰 내상을 입고 그 이후로 DC 영화를 철저하게 피하다가, 그래도 아쿠아맨은 영화 꼴은 갖췄다기에 큰맘 먹고 보러갔습니다. 일단 결과물은 꽤 괜찮게 나왔네요. 아쿠아맨은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까지 충분히 올라왔어요. 뭐랄까 단순함을 넘어 단순무식하기까지 한데,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니 그게 심플한 미학이 되더군요. 이런 단순한(?) 수퍼히어로물이 이미 오래 전에 멸종한 상태라, 아쿠아맨은 오히려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수퍼히어로들이 온갖 고뇌와 고통을 겪으며, 벌레씹은 표정으로 트라우마와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아쿠아맨은 그런 거 없습니다. 밝고 활기차고 아주 마음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죠. 아쿠아맨의 표정도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