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와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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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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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6일

잦은 이동으로 쌓인 피로때문일수도, 혹은 갑작스런 큰 기온차 때문인지 정착하자마자 골골거리기 시작했다.기침을 달고산다.긴장풀고, 천천히 가라는 의미인가 싶어, 한낮에는 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그래도 여행자기에,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고, 억울하기도 하다.만약 쌩썡했다면, 여행 전 블로그에서 보았던 곳들을 찾아다니는데 혈안이 되어 우리동네에 이렇게 맛있는 밥집이 있는지도 몰랐을거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밤새 설친 잠은 한낮에 보충하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슬그머니 나와 천천히 산책을 나선다. 단골 밥집이 생겼다.모든 메뉴가 백바트 아래, 라는 광고문구가 적힌 집인데 매일 그냥 지나치다가, 어느 날 야외 테이블에 어느 중년의 여성이 멋지게 담배를 태우며, 책을 읽는 모습에 반해서 나도 따라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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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3월 29일

집 근처 탑스마켓에서 적립카드를 만들었다.여섯개 사온 두루마리 휴지는 벌써 두 개밖에 안남았다.여섯병 들은 생수 한 박스는 벌써 세 박스째 사다먹고 있다.한 망에 네개 들어있던 양파는 좀 적은 거 같다. 다음번엔 좀 더 많이 들어있는 걸로 사야겠다.행주는 사기로 했고, 샤워타월은 아직 버텨보기로 했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우리끼리는 개구멍이라 부르는 곳이 나오는데, 거기만 벗어나면 님만해민이 나온다.처음 치앙마이에 와서 뭣도 모르고 대낮에 구경 나갔다가 더위에 혼쭐이 나, 이제는 이른 저녁을 해먹고 해가 지면 슬슬 걸어나간다.조용하고 평화로운 골목을 벗어나면 깔끔하고 잘 꾸며진 카페와 음식점들이 나온다.유리벽 안의 풍경들을 힐끔 쳐다보면, 젊은이들이 많다.의자 밑에 슬리퍼를 벗어두고 양반다리 하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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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3월 28일

이곳으로 옮겨 온 후, 가장 반가운 것은 그 흔한 마트였다.마트를 한바퀴 돌다보면, 얼른 우리도 집을 구해서 얼큰한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자는 전의가 불타올랐다.사먹는 밥도 한계가 있었고, 아무리 싼 숙소를 구한다해도, 장기 여행자에겐 비용면에서 부담이 컸다.사실, 무엇보다도 나는 몇 번씩 이동하느라 지쳐있었다.하루 빨리 정착하고 싶었다.집을 구해야 한다. 우리가 방을 구하면서 방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건 반드시 부엌이 딸린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부엌이 없으면 매일 저녁 우리가 구경하는 값 싸고 맛있는 돼지고기, 닭고기 , 신선한 야채가 다 무슨 소용이랴.의외로 부엌이 없는 집이 매우 많았고, 부엌이 있고 우리 마음에 들면 언제나 이야기가 그렇게 돌아가듯 집세가 비쌌다.날은 37도

치앙마이

치앙마이

허니와 클로버|2015년 3월 28일

치앙마이로 왔다.이것은 짐짝같던 캐리어가 이제 가구처럼 제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이고, 신랄하게 그것의 속을 훤히 까보이게 열어두고 옆의 내용물들이 안 흐트러지게 필요한 것만 재빨리 빼고 다시 넣는 민첩함 따위는 이제 필요없다는 말이다.게다가 가방 가장 깊은 곳에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다녔던 된장과 볶음 고추장을 드디어 꺼낼 수 있다는 말이다.드디어 우리는 치앙마이로 왔다. 라용에서 방콕까지 미니밴으로 세시간 반을 달렸고, 다시 방콕에서 한시간을 날아서 이곳으로 왔다.이미 해가 졌는데도 한낮의 숨이 턱 막히는 더위를 예감할 수 있었다.숙소로 가는 썽태우 안에서 나는 이곳이 드라이기를 켜놓은 압력밥솥 속인건가, 싶었다.게다가 아까까지 우리가 있었던 곳은 라용아니던가.기온 자체도 그리 높지 않았고,

라용

라용

허니와 클로버|2015년 3월 24일

다섯시간 반을 달린 미니밴은 우리를 라용의 어느 시내에 내려주었다.방콕 어디서나 볼 수 있던 흥정하는 택시기사도, 노점상의 열기도 이곳엔 없다.오히려 택시잡기가 힘들고, 배가 고픈데 먹을 곳이 없다.짐짝을 질질 끌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우리를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좇는다.겨우 찾은 편의점에서 음료와 소시지를 사고, 아르바이트 소년에게 손짓과 발짓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다라고 전달했다.알아들은 소년은 성큼 나가, 도로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풍선같이 탱탱한 소년의 까만 피부를 바라보았다. 빛에 반사된 솜털이 하얗게 서있다.손차양을 만든 길고 곧은 손가락도 보았다.차를 세운 소년은 기사에게 한참을 뭐라고 설명했고, 내 짐을 차에 실어주고는 돌아섰다. 트럭도 아닌, 그렇다고 택시도 아닌 그것의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