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와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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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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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26일

열 번 쯤 봤다는 록키를 열한 번째 보느라 신랑은 새벽 세시가 다 돼서 잠이 들었다.덩달아 나도 옆에 누워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느라 늦게 잠이 들었는데 눈이 일찍 떠졌다.먼저 늙고 있다는 거 티내는거냐. 여행와서 몇 개의 습관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는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여는 것이다.자면서 몇 번씩 에어컨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기에 밤새 닫아놓은 창문을 활짝 열고, 오늘의 날씨를 확인한다.보나마나 덥겠지만, 여기까지 해야 나만의 아침 의식이 끝난다. 그래도 오늘은 열시가 넘었는데도 바람이 솔솔 시원하게 분다.볕도 아직 강하지 않다.이런 날은 정말 드물어서 나는 의자를 번쩍 들고 발코니로 나간다.밖을 구경한다.단골식당은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열한시 반이 넘어야 주인 아주머니는 야외 테이블을 꺼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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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24일

스쿠터의 이름을 툭이라고 지었다.우리의 하루 행동반경이 넓어졌다.둘 다 유명 관광지를 부지런히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라, 툭이를 데리고 왔어도 어디 거창한 곳을 바삐 다니지는 않는다.그래도 확실히 전과 다르다.일단 한낮에도 집을 나설 용기가 생겼다.그리고 엉덩이가 좀 가벼워졌다.너무 더워서 정신을 놓고 걸어다니다 놓쳤던 것들을 오히려 스쿠터에 올라서 구석구석 자세히 보게되었다. 반캉왓으로 갔다. 나무와 풀을 눈안에 가득채워 넣으니, 이토록 마음이 편안해진다.아까부터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꼬마아이를 신랑이 손짓으로 부른다.아이가 조물조물 만지던 고무찰흙으로 공룡 몸통을 만들고, 열쇠 끝부분으로 눈과 입을 그려넣어줬다.아이의 속눈썹은 아주 길고 풍성해서 눈 밑에 짙은 그림자를 만든다.나는 뒷짐을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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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24일

덥다.무지 덥다.우리동네는 매일 최고기온이 38도, 39도는 별로 어렵지도 않게 넘기더니, 급기야 41도를 찍었다.이정도면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것도 해가 져야 좀 다닐 맛이나지, 대낮에는 좀 버겁다.계곡을 좀 다녀오자 라고 마음 먹어보려해도, 도저히 뙤얕볕 아래 한참 달궈진 도로위를 달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럼 꿩 대신 닭, 계곡 대신 수영장이다.이미 쏭크란을 겪어봤다.걸어오는 길 다 마를 터.타월도, 갈아입을 옷도 필요없다.옷 안에 수영복만 입고, 책 한 권 챙겨 달랑달랑 수영장으로 간다. 맨발로 풀장까지 걸어가는 일도 쉽지가 않다.껑충껑충 뛰며 가능한 발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애를 쓰나, 나의 몸뚱이는 무겁기 그지없어, 자꾸 바닥에 닿는다.선베드에 호텔에서 받은 수건과 책을 던져두고 바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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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18일

물총과 물안경을 사고 거스름돈과 함께 해피뉴이어 인사도 받았다.우리는 올 해 두 번의 새해 인사를 주고 받은 셈이다. 나의 송크란은 골목길에 숨어있던 아이에게 받은 무차별 공격으로 시작되었다.아이는 양동이에 얼음물을 가득담아 나를 향해 힘차게 던졌고, 나는 온몸으로 맞아주었다.집을 나선지 일분도 채 되지않아 우리는 속옷까지 흠뻑 젖었다.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서양인도 저쪽에서 한바탕 물폭탄을 맞았던 모양이다.우리도 그들도 머리에 젖은 미역을 덕지덕지 붙이고 다니는 모양새가 우습다.골목길을 벗어났더니, 알록달록 물감을 짜놓은 파렛트같은 세상이 나타났다.빨강과 초록, 노랑과 파랑, 또 빨강과 보라색이 섞인 물총들이 마치 벙어리장갑처럼 손에 들려있다. 물을 가득 채워 나왔는데 금방 물이 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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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2015년 4월 12일

밤에는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고, 이른 아침에는 새소리만 들리는 곳이다. 우리에겐 열쇠가 하나밖에 없어서, 각자 외출하는 날에는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열쇠를 가져간다.보통 운동간 신랑이 늦게 오는 편이다.나는 식탁 겸 책상에 앉아 아까 읽던 책을 마저 읽거나 일기를 쓴다.나는 이곳에 온 이후 할말이 많아졌는지, 벌써 6월2일 날짜가 적혀진 페이지에 일기를 쓸 차례가 되었다. 건물 밖에서 굵고 커다란 목소리가 잠깐 들렸다.신랑이 돌아왔다.첫날은 이름을 불렀고, 둘째날부터는 우리끼리의 애칭을 부른다.나는 귀기울이고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발코니로 뛰어나가 몸을 쭈욱 앞으로 빼, 신랑의 얼굴을 확인한다.신랑은 손을 크게 흔들고 방방 뛰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얼른 공동문까지 뛰어나간다.내가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