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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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2005)
존만한 그렘린이건 빌딩보다 큰 일본식 괴수건간에, 괴물이라는 소재는 그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에서 거의 모든 재미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호러든 판타지든 장르를 막론하고 말이다. 심지어 어린이들의 친구인 가메라조차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신비로운 거다. 근데 이 영화의 킹콩은 생긴 것만 왕고릴라지, 하는 짓은 그냥 사람이다. 징그러울 정도로 의인화된 가짜 괴물이다. 인종, 문화, 언어가 다른 어딘가에서 끌려온 늙은 검투사처럼 굴고 자빠졌다. 39년작 원조 킹콩의 완벽한 흉악함은 비교 대상이 못 되고, 76년 그 개떡같은 리메이크의 음흉한 수트 고릴라보다도 괴수물의 소재로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물론 멋진 모습들은 있다. 처음부터 간지를 노리고 만든 캐릭터일테니까. 하지만 괴수물의 괴수가 그런 식으

고지라 ゴジラ (1954)
벌써 60년 전 작품. 특수 효과의 낙후는 당연히 감안해서 봐야하는 거지만, 시커멓게 덩어리 진 고지라의 생김새와 거친 흑백 화면의 질감이 멋스럽게 어울린다. CG 다루는 수준이 이제 자본의 문제일 뿐 그 기술력 자체는 발전의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닌가 싶은 요즘의 시각으로는 차라리 이 50년대의 장난감 같은 기술이 훨씬 더 낭만적이고 그럴싸해 보이는 기분 마저 든다. 물론 그건 철저히 감성적인 측면일 것이다. 그와 맞물려 시대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배우들의 극단적인 감정 연기조차도 영화의 어떤 미학적인 부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 모든 요소들이 기분좋게 맞물리면서 하나의 장르가 창조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분이 썩 괜찮다.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공포가 모티브라고는 하

제시카 존스 106, 107
106도박장 장면, 제시카가 살던 집 사는 장면에서 킬그레이브의 내면이 조금 드러난 것 같다. 어릴 때 부터 초능력으로 뭐든지 가질 수 있었다보니 그냥 평범한 대화 혹은 평범한 인간 관계에 대한 갈망같은 게 조금이나마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역시나, 조까 그런 거 없다는 듯 하던 대로 하는 모습까지. 뭔가 실연 당한 남자에 대한 은유와도 같다. 여태까지의 삶에 문득 권태를 느끼고 안 하던 걸 해보려다가 금세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뻘짓. 존나 순정파 악당이었어 이 미친 새끼. 이런 유형의 슈퍼 빌런은 처음이라 낯설면서 좋다. 언브레이커블의 사무엘 잭슨이 떠오른다. 카메라가 크리스틴 리터 뒷태를 유독 많이 잡아주는 듯한데 노린 건가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인가. 여하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뒷

제시카 존스 104, 105
시즌 자체가 통으로 킬그레이브 공략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잔재미가 좀 떨어지는 느낌은 있다. 게임으로 치면 사이드 미션 하나도 없고 오로지 끝판왕 잡으러 던전만 도는 기분. 이 정도 재밌는데도 이런 걸 갖고 딴지 걸면 너무 좀 그렇긴 하지만. 킬그레이브한테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어떤 미친 노숙자같은 사람이 '파도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을 봤다'고 했는데, 그냥 미친 소리로 넘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MCU이다보니 왠지 이것마저 떡밥처럼 들린다. 설마 네이머? 게다가 경찰 양반도 어째 생긴 것만이 아니라 옷 입고 다니는 것도 영 짝퉁 캡틴이구먼. 이건 그냥 장난치려고 이러는 건가? 역시나 생각보다 제시카가 많이 약하게 묘사된다. 전기봉 든 덩치들 몇을 못 이기고 나자빠지다니.

닥터 후 911 (부제: 존나 미쳤다 진짜)
중반부 정도 까지의 감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의 내면을 그럴싸하게 잘 묘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구 없는 감옥, 정체 불명의 뭔가에게 이유 없이 쫓기는 기분, 자기 자신에게 끊임 없이 던지는 선문답, 이미 곁에 없는 사람에게 나중에 뭐라고 말 해야할지 정리하는 의미 없는 고민 등 말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씨발 너무 지루한 거 아니냐. 모팻이 슬슬 정신을 놨는지, 시즌9는 아얘 통채로 형식적 실험에 올인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 내가 미친놈이었다. 막판 한 방에 씨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 하이브리드 떡밥이 드디어 가시화 되기 시작했는데, 이게 영어식 말장난인 것 같다. 닥터가 말한 'me'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아마도 아쉴두르(Me)를 말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