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Posts
2018 posts
로보캅 RoboCop (1987)
냉전으로 인한 핵전쟁의 공포, 신자유주의, 불안한 치안과 고용 불안정 등 당시 미국 사회에 팽배하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꼬집는 사회 풍자 블랙 유머 SF의 걸작. 그 가운데 국경의 차이를 넘어서 와닿는 영화의 핵심적 질문은 '인간의 자아'에 대한 탐구이다. 사이보그로 부활한 알렉스 머피는, 인간의 뇌가 그대로 갖고 있긴 하지만 사후에 테크놀러지를 이용해 재생된 경우이기 때문에 정확히 인간 그대로의 뇌라고는 볼 수 없는 상태. 결국 고도의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복원된 뇌'라고 여길 수 있는데, 그와 같은 경우라면 알렉스 본인이 스스로를 알렉스로 여기는 것인 생물학적 인간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기억을 토대로 인식'하는 후천적 자아에 가까울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임을 확신하는 것의 본질은

13일의 금요일 3 Friday The 13th Part III (1982)
무차별 학살의 시작. 아무 연관도 맥락도 없는 젊은이들을 끔찍하게 살해하기만 할 뿐인 패턴이 시작된다. 드디어 하키 마스크를 쓰고서. 햇볕과 호수를 즐기던 청춘들이 밤이 되어 하나 씩 죽어나가고, 누가 봐도 주인공인 여자 혼자 살아남아서 끝까지 저항해 살아남는다. 마지막 장면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게 여운 처리. 같은 패턴을 조금 더 노련하게 조금 더 폭력적으로 다루는, 일종의 동 모델 상위 버전 쯤. 3D 효과를 노골적으로 의식한 듯한 컷이 많이 보이고 제이슨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신 또한 많아서, 관객의 입장에서 피해자들과 동질감을 느끼기 보다는 학살 당하는 피해자들을 구경하는 어트랙션을 체험하는 느낌에 가깝다. 영화가 완전히 상업화 되고 프랜차이즈로서의 틀을 확실하게 갖췄다는 것.

스타워즈 탐구 - 루크는 누구의 제자인가
두 말할 것도 없이 당연히 요다의 제자라고 본다. 오비완이 기초적인 수련을 시킨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건 눈 가리는 헬멧 쓰고 빔 날아오는 거 감지하는 트레이닝 뿐이다. 그마저 성공률이 높지 않은 걸 보면, 오비완은 일단 시켰을 뿐이고 루크가 가진 선천적인 감으로 성공한 모습만 나온 것으로 추측한다. 애초에 루크가 오비완을 만나고 오비완이 죽기까지 같이 보낸 시간 자체가 길지가 않다. 반나절이나 채 될까 싶은데, 훈련을 제대로 뭐 시킬래야 시킬 수가 없었지. 오비완이 루크한테 짧게나마 가르친 건, 많이 쳐줘봤자 요다가 영링들 데리고 기초 훈련 시키는 딱 그 정도 뿐일 것이다. 실제로 프리퀄 2편에서 요다가 그 비슷한 훈련을 영링들한테 시키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스타워즈 탐구 - 구공화국 기사단의 꼰대성
프리퀄을 반복 감상하며 새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구공화국 제다이 오더 솔직히 존나 꼰대들 아니냐 하는 점이다. 세계관 속 논리를 따르고 아무리 이건 판타지야, 라며 백번 양보하려고 해도 이 정도로 대책 없이 보수적이기만 한 집단이 또 없다. 인간의 모든 욕구를 차단한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다크 포스의 근원이 고통과 분노라고 하는데, 빛의 포스를 추구함에 있어서 따라오는 욕구불만의 고통은 사실상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생물적 혹은 사회적인 모든 욕구를 금기시 함으로서 평상심을 유지하겠다는 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서너 살 아기를 데려다가 훈련 시키는 이유는 '금기시 되는 감정을 가질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정을 금기시만 할 뿐 잘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은 아

닥터 후 207 바보상자
207 The Idiot's Lantern 시즌 마다 하나 씩은 꼭 있는 호러 에피소드. TV 전파 유령과도 같은 외계 존재 '와이어'의 기묘한 모습과, 얼굴을 잃은 피해자들의 그로테스크한 모습 등이 일품이다. 와이어 역을 맡은 배우 머린 립먼(Maureen Lipman)의 고전 미인과도 같은 얼굴이 50년대 배경과도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맥파이 전자'가 첫 등장해, 앞으로 두고 두고 써먹을 이스터에그들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