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불렁시불렁
Posts
56 posts
비긴 어게인
음악, 음악, 음악, 음악으로 충만한. 귀가 즐겁다고 내게 말하고 있었다. 망한 음악 프로듀서와 차인 여자친구. 그들이 만든 음악은 순수하고 열정 있고 매력 있고. 대중 가수가 된 남자친구의 음악은 뭔가 오염된 것 같고 나쁜 것 같고. 그런 곳곳의 클리셰들이 아쉽다. 그럼에도 뉴욕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 외인구단의 합주 씬은 가슴 벅찼다. 애플의 지하 땀 냄새 나는 합주실에서 정신없이 드럼을 두들겼던 나의, 우리의 지난날이 오버랩됐다. 입봉을 한다면 촬영 가는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내다보며 그렇게 촬영 가고 싶다.

해무
첫 장면부터 촬영장, 비릿한 촬영장이 생각나던 작품이었다. 추자도에서 탔던 김명일 아저씨의 삼치 배와 윤재웅 선장의 문어잡이 배가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서해 녹도에서 탔던 김주철 선장의 철망하던 큰 배도 생각났다. 빼놓으면 섭섭할 울진 죽변항의 대게 배도. 그물과 부표 등으로 항상 어지럽던 갑판, 선장실의 뿌연 작은 창문, 바다 사나이들의 상징과도 같은 녹색 가슴장화. '해무'의 첫 씬은 관객들이 '바다'라는 공간에 푹 젖어들기에 충분했다. 물질이 여자의 영역이라면 뱃일은 범접할 수 없는 남자의 영역인 거다. 잠깐 여수항의 풍경을 비추던 카메라는 곧 전진호에 고정된다. 선장 김윤석을 중심으로 한 선원 5명이 전진호의 식구. 빚 때문에 쫓기고 있는 기관장 문성근, 선장의 말을 잘

군도, 민란의 시대
1. 카타르시스 팍팍 느껴지는 오락 영화. 군데군데 대사와 전체적인 설정 자체가 작금의 정치 현실을 아주 그냥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만 주제 의식과는 상관없이 스피디한 액션과 호쾌한 장면이 신난다. 영화 초반과 종반에 화적 떼들이 말을 타고 수평선을 향해 달려가는 컷은 내가 말에 타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뜨거워진다. 후반부 벚꽃 흩날리는 조윤의 집에서 펼쳐지는 도치와 조윤의 일기토 씬도 아름답다. 물론 그 아름다움의 80% 이상은 강동원의 고운 선과 얼굴이 담당하긴 했지만. 2. 조윤을 절대악으로 그리지 않은 게 맘에 들었다. 조선 철종 시대가 배경인 영화다. 백성의 삶이 팍팍해질 대로 팍팍해졌던 그 때. 세도 정치와 신분제의 모순 또한 절정에 달했을 때. 조윤은 전남 나주 일대 최

님포매니악 볼륨 1, 2
1. 생각보단 야하지 않았다. 완전 뽀르노를 각오하고 봤는데 뭐 그 정도까진. 일반 사람들이 섹스에 대해 갖고 있는 갖가지 생각을 여러 에피소드와 주인공의 일대기적인 모습을 통해 주루루룩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어차피 섹스가 밥먹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라면(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 밥을 남보다 좀 많이 먹는 사람이 있달까. 영화 '세븐'에서 과식하다 죽은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약간 그 사람을 보는 거라 생각하면 야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2. 볼륨 2를 보다 보니 어느 정도 마지막 장면이 예상이 됐다. 조의 얘기를 들어주던 그 남자 할아버지 이름이 뭐였냐. 기억이 잘 안 난다만.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이름이었는데 여튼 그 남자가 결국 그렇게 행동할 거라는 게 짐작이 가더라. 어
![[끝까지 간다] 쫄깃쫄깃](https://img.zoomtrend.com/2014/07/05/f0238581_53b7b2ee10d3a.jpg)
[끝까지 간다] 쫄깃쫄깃
정신없이 살다보니 언제 봤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봤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일요일 저녁이었고 뭐하고 놀지 오빠와 고민 중이었다. 오빠 타이 여행 때문에 선글라스를 맞춰야 돼서 룩옵티컬에 들어갔다. 우리 학교 교직원이면 30%인가 할인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정보가 입수된 건지 직원은 그런 할인은 없는데여...라며 우릴 향해 측은한 썩소를 지었고 그때 마침 미친듯한 폭우가 쏟아졌다. 동남아 기후로 변해간다고는 하지만 눈앞에서 그런 비를 보니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은 정확히 그 때 날씨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주절주절 쓰고 있지만 결론은 그 비 때문에 어디 멀리 갈 생각을 접고 룩옵티컬 바로 옆에 있는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씨지비에 들어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