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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과 여행 사이, 두번째

요양과 여행 사이, 두번째

한량|2013년 11월 4일

동네를 돌고 돈다. 권하시는 커다란 회들은 별로 먹고 싶지 않고, 그저 바다냄새, 바다맛이 고플 뿐이다. 해물뚝배기 둘과 전복 한 접시를 시킨다. 반찬으로 나온 미역 무침과 미나리 회무침에 손이 간다. 우리는 그저 식사 메뉴를 시켰을 뿐인데, 튀김도 나오고 횟집 특유의 콘버터도 나온다. 나는 뚝배기 안에 들은 딱새우에 눈독을 들였다. 나중에 시장에서 몇 키로 사서 서울 가져가자. 이런 다짐도 했었는데, 몇 마리 까먹다가 두 번이나 손을 찔렸다. 맘 상해서 안 사기로 했다. 웃긴데 정말이다. 맘 상했다. 그건 달이 짐작 못 했을거다. 나는 내 밥그릇 앞에 정말 수북한 새우, 전복, 게껍질을 쌓아놓고 있었으니까. 진짜 잘 먹는다 하며 웃기다고 달이 사진도 찍어두었다. 그리고 돌아와 나는 달에게 부탁을 했다.

요양과 여행 사이, 첫번째

요양과 여행 사이, 첫번째

한량|2013년 10월 30일

여름 이후 계속 그렇다. 환절기를 정통으로 맞은 느낌. 몸의 여러 곳이 삐걱이는데 그렇다고 아예 몸져누울 만큼은 아니다. 그랬으면 에라 모르겠다 잠시 휴가라도 냈을텐데, 그러기엔 은은하고 잔잔하다. 발 밑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 같다. 그래서 이건 요양가는 거라 농담을 했다. 명색이 요양인데 시작은 살짝 험난했다. 금요일 퇴근 후 후다다닥 가방을 챙긴 후, 지하철을 탔다. 숨을 돌리며 도착 시간을 계산해보니 이거 원, 코 앞에서 놓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노선을 바꾸어 재빨리 공항철도로 갈아탔다. 말이야 '재빨리'지만, 여튼 헉헉거리며 뛰고 우당탕탕 계단을 내려가고 올라가고 했다. 그리고 무사히 쎄입. 눈을 감고 얼마간 선잠을 자다 깨니 도착이다. 제주에 왔다. 늦은 저녁을 먹었다. 물끄러미 사진을 바라보니

아바나, 말레꼰의 밤

한량|2013년 10월 24일

Malecon in 2013 SUM from euna on Vimeo. 2013 SUM

쿠바여행 아홉번째, 비냘레스에서

쿠바여행 아홉번째, 비냘레스에서

한량|2013년 10월 17일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일어나 짐을 꾸린다. 어느새 짐 꾸리기에 익숙해졌다. 떨구거나 흘리거나 하는 일도 없다. 앙꼰 호텔 테라스에 마지막까지 말린다고 두고 온 비키니 빼고. 그러나 걱정 없다. 여벌의 수영복이 있으니까. 수영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물 속에서 너울너울 팔다리를 저으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뒤집고 누워 발을 살랑이면 썬그라스 너머 해가 동그랗다. 어디어디 바다든지, 어느어느 수영장이든지 수영하는 동안은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뭍에서 조금 멀어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비냘레스는 아바나 서쪽 방향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모고테라 불리는 거대한 암석 절벽으로 유명한 동네다. 자연 경관이 도시를 상징한다는 것은, 그만큼 화려한 도시는 아니란 말. 그 작은 도시에는 담배밭이 있고,

동네 라이딩

동네 라이딩

한량|2013년 10월 8일

별 생각없이 끌고 나간 자전거 덕에 동네를 신나게 돌고 왔다. 차가 다니지 않는 태평로에서 유유히 바퀴를 굴리니 신이 났다. 정동길이야 언제든 좋고. 부리또와 나초도 옳다. 달이 달리는 사진을 보면 무슨 해방광장의 모습을 담은 스냅 같기도 하다. 옆구리에 호외를 낀 신문팔이 같기도, 독재타도를 외치는 대학생 청년 같기도 하다. 마지막 내 얼굴을 보며 나는 말했다. 그, 그 사람 닮았다. 누구? 로드리게스. 어쩐지 그런 분위기가 난다. 이렇게 달리고 집에 와 낮잠을 잤다. 깨고 일어나 라면을 나눠먹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영화를 보러 갔다.. 도시의 외로운 주인공들을 보며 싱긋싱긋 웃었다. 아, 이런 말랑말랑 귀여운 씬들이라니. 나는 확연한 제 삼자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