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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posts어디라도 좋은 여행
"우리도 어디 여행 갈까?" 지난번에 S가 물었던 걸 이번에는 내가 똑같이 물었다. 그때 가고 싶은 것이 없다고 대답한 말은 진심이었다. 회사에서 일 년마다 주어진 4주간의 휴가는 나를 새롭거나 혹은 가장 먼 곳까지 데려갔다.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면 진작에 다녀왔을 터였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 가본 곳이라면 내게 그곳은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니었다. 그래도 되물었던 이유는 좋아하는 친구와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엔 여행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S는 최근 2년간 함께 여행을 가장 많은 다닌 짝꿍이었다. "어디가 좋아?", "어디가 좋을까..?", "어디라도 좋아"와 같은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그녀는 연거푸 담배 깊이 연기를 마셨고 이내 길게 내뿜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겠
주인공 없는 퀸즈 벌스데이 파티
그 날 패딩턴의 북카페에선 북클럽의 가면을 쓴 수다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의무감에 휩싸여 일단 책은 챙겨 왔지만 가방에서 가져온 소설책을 꺼내지 않는 한 사람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과연 올해 안에 저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책장을 느릿느릿 넘기는 다른 한 사람 그리고 독서에 대한 의욕만 넘쳐 항상 두세 권의 책을 묵직하게 챙기는 나까지 세 사람이 모인 자리였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갑자기 세림 언니가 이야기했다. "우리 퀸즈 벌스데이에 여행 갈까?"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이제 막 다섯 페이지 정도 넘긴 참이었다. 셋이 여행을 갔던 게 언제였더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2년 전 이스터에 다녀온 여행이 가장 최근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가야겠네라고 의견이 순식간에 모였다.
다시, 홍콩
3년 전에 홍콩을 다녀온 적이 있다. 아니, 다녀왔다기보다는 들렀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겠다. 머무른 시간이 고작 5시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주간의 휴가를 한국과 대만으로 쪼갰더니 도무지 홍콩까지 끼워 넣을 틈이 보이지 않았다. 휴가는 한정되어 있는데 보고 싶은 얼굴도 해야 할 일도 많았던 하지만 무엇보다 가보고 싶은 곳도 넘치던 시절이었다. 누구 말처럼 시간이 부족해 울고 싶은 심정이었달까. 그렇게 욱여넣은 홍콩을 거의 스냅샷 찍듯 두어 시간 둘러보고 부랴부랴 공항으로 돌아왔던 게 벌써 3년 전 이야기다. 후덥지근한 날씨, 몇몇 장소가 흐릿한 잔상으로 남았을 뿐이지만 머물었던 시간에 비해 꽤 여러 장의 사진이 남았다. 잠깐이었지만 내게 홍콩은 색이 예쁜 도시로 기억된다. 시드니에서 약 10시간가
![[Fiji] 수영과 자전거](https://img.zoomtrend.com/2017/07/23/b0066887_597489506aa2b.jpg)
[Fiji] 수영과 자전거
아무런 투어를 예약해놓지 않아 이제 비로소 마음 편히 마음껏 늦잠을 잘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애석하게도 날이 밝아오자 두 눈이 번쩍- 하고 떠졌다. 가만히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슬슬 배가 고파와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진 않았고 자리에 앉자 어디선가 고양이가 나타나 냐옹냐옹하곤 아는 체를 했다. 특별할 건 없지만 그렇다고 부족함도 없는 조식 메뉴를 한바퀴 빙 둘러본 뒤 우리는 그것들을 차곡차곡 접시에 담아와 양껏 배를 채웠다. 어제 오후에 한 스노클링이 성에 차지 않아 이 날은 오전부터 바다에 뛰어들기로 작정을 했다. 스노클링 장비와 오리발, 구명조끼, 그리고 비치타월을 챙겨 다시 바다로 나왔다. 날이 살짝 흐리긴 했으나 그렇다고
![[Fiji] 가장 평화로운 휴가, 평화로운 밤](https://img.zoomtrend.com/2017/06/24/b0066887_594e68d591d54.jpg)
[Fiji] 가장 평화로운 휴가, 평화로운 밤
드디어 메인랜드를 떠나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Waya island에 위치한 Octopus resort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여행계획을 막 시작할 즈음 어디선가 본 Octopus resort 후기를 시작으로 이 숙소에 대한 나의 기대는 무럭무럭 자라났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순간 결제를 하고 있었고 이와 동시에 이로써 이번 여행 계획은 끝이 났다며 뿌듯해하던게 기억난다. 이왕 휴양지로 휴가를 가는거니 너무 붐비지 않되 바다가 예쁘고, 밥이 맛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해 나름 기대가 큰 곳이었다. 숙소에서 간단히 조식을 먹고 대기하고 있으니 시간 맞춰 픽업 차량이 도착했고 30~40분을 달려 항구에 도착했다. Main land에서 두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