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없는 퀸즈 벌스데이 파티
By More than you think you are | 2018년 12월 9일 |
그 날 패딩턴의 북카페에선 북클럽의 가면을 쓴 수다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의무감에 휩싸여 일단 책은 챙겨 왔지만 가방에서 가져온 소설책을 꺼내지 않는 한 사람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과연 올해 안에 저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책장을 느릿느릿 넘기는 다른 한 사람 그리고 독서에 대한 의욕만 넘쳐 항상 두세 권의 책을 묵직하게 챙기는 나까지 세 사람이 모인 자리였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갑자기 세림 언니가 이야기했다. "우리 퀸즈 벌스데이에 여행 갈까?"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이제 막 다섯 페이지 정도 넘긴 참이었다. 셋이 여행을 갔던 게 언제였더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2년 전 이스터에 다녀온 여행이 가장 최근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가야겠네라고 의견이 순식간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