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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하이 소금호수 반 바퀴

칭하이 소금호수 반 바퀴

중국 경내에서 티벳으로 들어가는 길은 칭하이성 길, 쓰촨성 길, 윈난성 길, 그리고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된 길까지 해서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이 네 가지 길은 각각 특징이 꽤 다른데, 나는 이 중 쓰촨성 길과 윈난성 길을 일부 경험해 본 적이 있지만 청해성 길은 처음이었다. 쓰촨성으로 통하는 길은 험준하다. 산이 많아 길 한쪽은 깎아지른 낭떠러지인 경우가 많아 차를 타는 내내 손잡이를 꽉 쥐게 된다. 윈난성으로 통하는 길은 위도 때문일까 높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높은 산을 빙빙 돌아 넘어야 하는 건 쓰촨성과 마찬가지지만 붉은 흙으로 덮인 산과 따가운 햇살이 아열대의 느낌을 준다. 이에 비하면 칭하이성 길은 너무 평탄해서 내가 정말 삼사천 미터나 되는 산을 넘은 게 맞나 싶

칭하이 호수를 향해 치리엔산을 넘어서

칭하이 호수를 향해 치리엔산을 넘어서

창예를 출발해 치리엔 산맥을 지나 칭하이 호수를 빙 둘러 시닝까지 가는 여정. 거의 천 킬로미터쯤 되는 거리이기도 하고 - 이 넓은 땅덩이는 조금 움직이기만 하면 천 킬로다 - 중간중간 관광지를 들러가는 여정이기 때문에 이쪽에 올 때는 사흘 정도 기사 딸린 차를 대절하는 게 보통이다. 이번 여행에서 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장예 단샤와 함께 이 길을 가 보는 것이었는데, 여행이라는 것이 어느 목표지점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길 위에 있는 것이라 한다면, 이 사흘 짜리 여정은 길 위의 낭만이 무엇인지 생생히 느끼게 해 준다. 목적지가 아니라 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맞는 아름다운 길. 함께 여행했던 사람들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쓰촨성 미엔양에서 온 두 동행인. 나는 어차

세상에 없는 산들 - 장예 단샤(张掖七彩丹霞)

세상에 없는 산들 - 장예 단샤(张掖七彩丹霞)

발단은 항상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뭐에 씌웠는지 우연히 읽게된 여행기 사진엔 새파란 하늘에 황홀한 붉은 산들이 대지를 꿈틀거리고 있었고 치렁치렁 늘어지는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가 한껏 멋낸채 먼 곳을 응시한 채 서 있었다. 그 생경한 지형을 뭐라고 부르는지도 몰랐지만,사진을 보자마자 나는 거기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곳은 장예시 외곽의 단샤(丹霞)라는 곳이었다. 중국에 단샤로 불리는 곳이 여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 내가 지내던 광동성에도 단샤산이라는 곳이 있지만, 풀포기 하나 나지 않는 중국 서부의 사막 건조지대를 달리는 장예의 단샤는 아예 다른 느낌이다. 특히 늦은 오후, 나른한 햇볕을 받아 더 붉고 더 노랗게 빛나는 단샤는 아마 여기 뿐일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색에 관해선 1인자라고

막고굴의 티엔 씨

막고굴의 티엔 씨

둔황 막고굴의 유일한 한국어 해설사인 티엔 씨는 역사를 전공했기 때문에 전공을 살리고 싶어 둔황연구소에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연구소에 들어온 후 운이 좋게도 정부 지원으로 북경에서 한국어를 2년간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배운 한국어로 관광객에게 문화재 해설을 한 지 10년. 사학과가 전공을 살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나는 너무나 부럽다고 했으나, 그는 매일 모래바람을 맞으며 하루 종일 걷는 것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다며, 하지만 그러러면 석사 학위가 있어야 해서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겨우 2년 공부했는데 이렇게 한국어를 잘한단 말이에요?""그럴 수 밖에 없어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연구소에 남아있을 수 없으니까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는 걸요. 그때

란저우와 뉴러우미엔

란저우와 뉴러우미엔

중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면 중에 란저우 뉴러우미엔을 빼놓을 수가 있을까? 혹시 뉴러우미엔, 즉 우육면이라는 이름이 낯설다면 란저우 라미엔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초록색 간판에 무슬림을 상징하는 하얀 모자를 쓴 남자가 우람한 팔근육을 자랑하며 쿵 쿵 하고 반죽을 치대는 바로 그 집, 정작 란저우만 제외하면 중국 어느 도시 어느 번화가 골목 귀퉁이에서나 볼 수 있는 란저우 라미엔집의 진정한 원조를 만나려면 란저우에 가야 한다. 그리고 라미엔이 아니라 뉴러우미엔 집을 찾아야 한다. 란저우에 와서 란저우 라미엔 운운하는 것은 심하면 모욕이거나 최소한 무식한 소리다. 란저우 라미엔을 먹는 란저우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쇠고기와 무를 진하게 우려낸 맑은 국물에 바로 뽑아낸 면을 말고, 쫑쫑 썬 파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