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cat의 사견파일

신세계 관람 후기...(11)

By  | 2013년 3월 25일 | 
누아르 영화의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나는 아는게 없다. 그저 남들이 누아르 라고 칭하는 영화를 몇편 본게 전부다. 그 정도 선에서 내 경험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누아르 영화는 두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아무튼 내 눈에는 그렇다. 그리고 그 두가지 공통점이 누아르 영화에게 매력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영화의 중심 캐릭터들은 평온한 일상에서 최선을 추구하거나, 혹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최선의 혹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한다. 아니면 최선과 차선을 두고 고민한다. 하지만 누아르라고 하는 영화에서의 캐릭터들은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고민한다. 최악과 차악은 그 차이가 별로 크지도 않다. 최악은 죽음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차악이 죽음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도 아니

마틸다 나쁜년 - 레옹 감독판 감상평

By  | 2013년 4월 12일 | 
레옹은 클래시컬한 사랑 이야기다. 남자는 킬러고 여자는 열두살 소녀다. 사랑은 둘만의 이야기다. 남녀가 사랑하게 되면 둘 사이에는 국가도 법도 인륜도 상식도 없다. 오직 세상에 둘만 존재한다. 레옹과 마틸다는 사랑하게 되고 그래서 사랑을 방해하는 모든 것에 저항한다. 레옹은 킬러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였지만 이제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 같은 살인이지만 같은 살인이 아니게 되다. 레옹은 마틸다에게 사람을 죽이는 법을 가르친다. 열두살 소녀 앞에서 태연하게 어디를 쏴야 죽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사랑은 그런거니까. 남이사 죽던 말던. 이 영화의 특별함은 마틸다 역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다. 여자의 사랑은 히스테리의 속성이 있다. 타인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마음. 마틸다는

숨어 사는 짐승들을 위하여 - 늑대아이 감상평

By  | 2013년 3월 27일 | 
** 스포 많음** 영화는 죽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관객들의 마음 속에서. 바로 죽는 영화도 있고 울림을 서서히 줄여가며 죽는 영화도 있지만 아무튼 결국 죽는다. 사람도 결국 죽으니까. 어떤 영화는 마음 구석 평평한 땅 밀에 묻혀 조용히 썩어가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비석과 봉분을 세우기도 한다. 화장시켜 날려보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동상을 세워 경배하기도 한다. 나는 대충 버려둔다. 비와 바람에 풍화되고 썩어가던 말던. 들짐승의 먹이가 되던. 그리고 가끔 돌아가서 영화의 시체를 가만히 바라본다.사람의 시체를 볼때 삶이 무상해보이는 것처럼 영화의 시체를 보면 영화가 무상해보인다. 여러 시체더미 속에서 늑대아이의 시체를 찾아본다. 이 영화의 늑대와 인간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그저 짐

신세계 관람 후기...(마지막)

By  | 2013년 3월 25일 | 
**스포 많음** 쇼생크 탈출은 겉보기에는 앤디의 '탈옥 성공기' 또는 '자유의 소중함' 뭐 이런게 주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있는 그대로를 응시해보면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미친 소리 같지만 쇼생크탈출은 웬만한 누아르보다 더 누아르적이다. 다만 수트 대신 죄수복을 입고 조직 대신 도서관을 만드는 것만 다를 뿐이다. 생각해보라. 영화에서 앤디의 선택은 일종의 자살기도나 다름이 없었다. 성공할 확률이 극히 미미한 탈옥 계획이었다. 끝이 열려있는지 닫혀있는지도 모르는 축구장 크기의 하수구를 기어가는게 과연 인간이 선택할 짓인가? 죄수로 살다가 죽던가 아니면 탈옥하다가 죽던가. 그게 앤디에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앤디는 희망을 예기하고 영웅적인 탈옥에 성공하지만 그건 결과적으로 탈옥에 성공했기

친구가 가끔 엄마를 때린다. - 베를린, 광해의 표절

By  | 2013년 3월 29일 | 
십 여년 전이었다. 술집 옆 테이블의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하더라. "그녀석 인간성 참 좋아. 좋은 애야. 가끔 엄마를 때리는 것만 빼고" 엄마를 때리는 친구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걸 보니 일단 그 사람은 엄마는 때리지만 친구는 안 때리는 모양이다. 안 때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굉장히 잘 해주는 듯하다.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겠지. 나한테는 잘 해주는데 알고보니 가끔 엄마를 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럼 그 사람과 관계를 끊어야 하나? 그때 나와 친구는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어 하며 웃고 넘어갔지만 최근에 가끔 그 일이 떠오른다. 광해와 베를린은 표절 논란이 있다. 표절은 법적인 용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법적으로 다루지 않을바에야 쓰지 말자. 표절에 관한 법이 어떻든 간에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