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cat의 사견파일

선아에게 보내는 편지 - 오블리비언 감상평(스포)

By  | 2013년 4월 14일 | 
To 선아 문득 돈까스가 먹고 싶어졌어. 네가 그랬었잖아. 한가한 토요일 오후에 난데없이 무언가 먹고 싶을 때는 먹어야 한다고. 왜냐하면 일요일 내내 후회할 지도 모르니까. 토요일의 일들을 후회하기는 일요일이 너무 아까우니까. 주중의 것들을 후회하기도 벅차니까. 그래서 나갔어. 가장 평범해 보이는 돈까스집을 골라서 가장 평범해 보이는 돈까스를 주문하고 가장 평범한 모양으로 잘라서 평범하게 한입씩 베어물었어. 내가 요즘 그래. 평범해지려고 애쓰고 있어. 네가 내 곁에 있을 때 나의 일상은 매분 매 초가 특별했는데, 네가 떠나고 나니 네가 없는 매분 매 초가 또 나름 특별해. 이제 내겐 평범이란 남의 일인것 같아서, 그게 조금은 겁이 나서 일부러 애써. 평범해지려고. 접시를 하얗게 비우고 나

클라우드 아틀라스

By  | 2013년 4월 16일 | 
"일반적으로 말해서 허구는 어떤 구호나 메시지가 아니라 경험의 모호성과 모순을 반영한다." - 스콧 터로, 극단의 형벌 中 스콧 터로의 이 경구에 아주 충실한 영화. 허구가 가진 경험의 모호성과 모순에 솔직했다. 멋진 영화다.

파파로티가 재미없는 이유

By  | 2013년 5월 7일 | 
성공스토리의 재미는 주인공의 노력과 분투다. 파파로티의 주인공은 성악으로 성공한다. 주인공은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분투하고 어떻게 노력했는가? 그게 없다. 왜냐하면 주인공은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에. 그래서 이 영화는 스토리의 중요한 축을 주인공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선생질 vs 깡패질의 대립에 자리를 내어주고만다. 선생은 깡패와 싸워서 이긴다. 발목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깡패질에서 성악으로 자리옮김하는 최초의 관문은 선생과의 술자리다. 주인공은 선생에게 라이터를 상납하고 예의바르게 술을 따라 올리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성악질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깡패질이나 성악질이나 인간이 하는 짓은 비슷하다. 이 영화에서 깡패질과 성악질은 이름만 다를뿐 동일하다. 누가 발목을 포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최근 본 영화 (스포 있음)

By  | 2015년 1월 29일 | 
* 어메리칸 스나이퍼 진부한 전쟁 트라우마. 전투씬의 긴장감도 별로. 이런 정도의 이야기가 미국에서 흥행했다면 혹시 주인공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봤는데 결국 죽어서 더 싱거운 영화. * 대부 1 2 3 진국은 대부1. 2,3은 주석 정도. 다시 보니 알파치노는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 맨 온더 문 앤디 카우프만은 천재다. 티비 예능은 앤디 카우프만의 카피였네. * 하우스바운드 특정 지역에 bound 된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의 본질인데 본질에서 너무 벗어났다. 대충 재미있다. 무섭지 않다. * 안경 과거에 대한 신파, 향수, 자기연민, 집착따위 벗어나 닥치고 팥빙수 먹자는 영화. 좋은 영화다. * 여인의 향기 헐리웃식 '노인과 아이'

쉘 위 댄스 - 자막 파일 바꿔보기

By  | 2013년 6월 6일 | 
쉘위댄스의 자막파일을 에디터로 불러들여서'댄스'를 '섹스'로 일관변환 한 후 자막을 읽어보면처음에는 무척 재밌다. 기가 막힌다.두 번 읽으면 이것도 말이 되는듯 하다.세 번 읽으면 그 전까지 보지 못했던 이 영화의 구성을 알게 된고,이런 류의 영화는 적절한 가식과 내숭, 때론 부정직함을 동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존재하는 어떤 사실을 드라마화 한다는 것은 어느정도의 가식과 부정직함을 필수적으로 가진다. 이 영화에서는 댄스를 통하 캐릭터의 면면들을 보여주고 있는데댄스를 섹스로 바꾸 자막을 읽어보면댄스를 통해 보여지는 캐릭터의 폭은 인간의 극히 일부분임을 알게 된다. '댄스'를 '야구' 또는 '축구' 로 바꿔봐도 되고, '가위바위보' 나 '말뚝박기' 같은걸로 바꿔봐도 된다.즉, 이 영화에서 '댄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