鑑賞小説

Everybody's Fine : 老人 로버트 드 니로

By  | 2012년 12월 28일 | 
Everybody's Fine : 老人 로버트 드 니로
'에브리바디'는 물론 가족이고, 당 영화는 연말용 가족 영화다. 겨냥한 대로 종장에서는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사회에 나와 이러저러한 그의 주조연 영화들을 섭렵하면서, 감동스럽다가도, 구십 년대 중반경의 그 시절 한때 극증에 가까울 정도의 그 심각한 성격 연기가 심히 징그럽게 보이기까지 했던 명우 드 니로는 43년생이다. 자유와 연애 연령과 국경 초월을 동일시하여 멋들어지게 표현하는 서구 영화에서 종종 띄곤 하는 고령 저령 커플링의 저변화를 감안하고, 지금이 아무리 늙은 채로 오래 사는 세상이라 한들, 그런 멜로 영화에서조차 이젠 젊은 여자 끼고 연인입네 할 나이는 벌써 지났다. 당 영화에서 드니로는 장성한 아들딸들을 거느린, 명실공히 그런 노인네 모습을 하고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 워쇼스키 남매의 삼사라 소나타

By  | 2013년 1월 15일 | 
클라우드 아틀라스 : 워쇼스키 남매의 삼사라 소나타
반갑거나 어색하거나 어쨌거나 인종을 초월한 다양한 버전의 동글한 배두나 얼굴들이 나오고, 국제어 패권의 오랜 저변화에 절은 조악한 콩글리쉬 간판 시대를 극복하여 집현전의 이상향을 어느덧 워쇼스키 남매가 대신 이루기나 한 듯한 네오서울의 즐비한 한글 간판들과, 동남아시아 짬뽕 같은 국적불명의 빈민 다운타운 풍경과의 우리네 문화적 감성의 상종에 대하여 말하자면 우리에게 살짝 실소해 줄 자격은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짐 스터게스와 휴고 위빙 등의 안 그래도 작은 서구인 상판 골격에 작고 째진 눈매를 갖다 붙여 동양인같이 보이려 했던 것처럼 지금의 주류 현실에 비현실적으로 일일이 한글을 써 넣은 간판만큼이나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고 그들이 상상하는 일관성 있는 정통성에 대한 그들의 순진한 인식이

마마 : 아이들과 귀신

By  | 2013년 1월 30일 | 
마마 : 아이들과 귀신
숲. 대개 공포물의 숲은 우거져 하늘과 태양을 가리고 어두워지는 그 면적만큼 으스스한 쇄폐성이 생기고 요사해지는 크나큰 밀실 같아서 기생하는 모든 생물들이 숲이라는 거대한 인칭의 부분이 되고 말 것 같은 기운마저 감도는 곳이다. 그런 곳을 지나다가 집 비슷한 시커먼 건물이라도 보게 되면 재수 없는 일이 시작된다. 삼촌 루카스에게 의뢰받고 어린 조카 둘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클리프톤 포지의 인적 끊긴 그놈의 수풀에 두 남자가 당도하는데, 그곳에서 유레카는 역시 물과 관계있다며 시원하게 방뇨하던 중 통나무집을 발견한 것이다. 인형 같은 어리디어린 딸내미들을 이리도 괴이한 몰골로 등장시킨 작품이 또 있을까? 처음에는 남자들을 피할 양 그 으슥한 집구석에서도 더럽게 어두운 데만 골라 내뛰어

테이큰 1, 톤다운 2

By  | 2013년 2월 25일 | 
테이큰 1, 톤다운 2
TAKEN 1 암흑을 암흑답게 평온히 유지하던 매음 구렁에 날벼락같이 치고 들어와 조직 하나를 단신으로 휘저어 개차반으로 만든, 얼굴로 보나 덩치로 보나 목소리로 들으나 대통령감인 국민 아빠가 있었다. 구리면서도 순연한 환락이 되는 그런 배설 장사를 하는 매음굴을 무대로 일 편에서 선보인 악의 꼴이 식탁과 변소의 쌍생처럼 버젓이 세상의 대칭각을 이루는 듯한 인상인들 무엇이 그리 새로우랴마는, 아담이 이브의 서비스가 영 개운치 않았던 바로 그 시절부터, 거북 대가리를 중심으로 성 상권이 일어나 흥성하기를 시작하였더라는 그 유구하고 거대하고 궤란한 외설 세계로 자신의 외동딸내미가 납치당했다. 아빠 브라이언으로서는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으니 미치고 환장하고 폴짝 뛸 노릇 아닌가. 아들 딸 낳지 말고 우리

잭 리처 : 콜롬보 리처

By  | 2013년 1월 20일 | 
잭 리처 : 콜롬보 리처
무슨 일이 생겼는데 어디선가 어떤 골통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예고편이었다. 돌고 도는 가운데 뻥 함유량이 차츰 높아지는 입소문이나 아무나 못 보는, 몇 줄 안 되는 서면을 들추어 보니 이런저런 람보급의 전투 이력이 있더라는 초반 극중 발언이 해당 인물의 카리스마 윤곽을 잡아 주면서 스토리를 개시하는 짓은 언제나 유치하다. 상투적이고 다소 진부한 이같은 소개를 피해 가려 주인공의 비범한 내력 자랑을 중후반으로 늦추어 살짝 흘리거나 아예 하지 않는 작품들도 있는 줄 안다. 그랬다고는 하나... 전직 엠피 수사관 잭 리처라는 해결사는, 바바리코트의 냉랭하고 묵중한 겉멋에 숨은 속이 털끝만치도 안 보일 정도로 말을 심히 아끼는 바람에 어쩌다가 입만 열었다 하면 똥 냄새가 풀풀 날 만한 유형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