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가 한 십칠 년 전이라도 보기는 분명 보았을진대, 이번에 보면서 이게 그 영화 맞나 싶었다. 남아 있는 기억이라고는 사실, 코끼리 장례식, 아들이 제 엄마와 이상하게 피아노를 치던 이상한 장면 정도였기 때문. 하지만 웃기게도 이런 유치한 기억도 같이 남아 있었다. 그 피아노 치던 얄궂은 장면에서 주인공의 광기와, 그것을 이해할 줄 아는 데서 오는 희열이라는 것을 느껴야 한다며 억지로 감정을 북돋아 몹시 정신 집중했던 기억 말이다. 아이큐 두 자리였을 때 얘기다. 아직도 두 자리지만. 아끼던 것을 아낌없이 준다는 것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다고 일반화하여 아무리 기형적인 군상이라도 무대와 묘기를 제공하는 것은 다 밥벌이하기 위한 일이라 여기고 넘어가기도 뭣한, 기기묘묘한 분위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