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버호벤
Posts
16 posts
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국방성의 사주로 "인체 투명화" 실험을 주도하는 세바스찬 케인은,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성공한 후 공명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을 모르모트로 삼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패의 압박감, 그리고 실험실에 갇힌 피험자로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투명화 능력(?)을 악용하기로 결심한다. 과학자 동료들을 추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급기야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여성을 겁탈하기까지 한다. 케인은 단지 거만한 출세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겁탈하게 되는 여성을 평소에도 몰래 훔쳐보는 등 기본적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우선 윤리가 결여된 과학 기술이 남용되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애초에 국방성부터가 투명 기술을 군사 병기화 할 계획으로 지원했다는 언급도 있다. 그런가

토탈 리콜 Total Recall (1990)
아직도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다. 영화는 결국 퀘이드의 꿈(가상 체험)이었냐 아니냐에 대한 것으로 나뉠텐데, 하우저라는 인격을 극복한 퀘이드의 진짜 이야기였다면 영화는 단순한 영웅담일 것. 하우저는 없고 그 모두가 리콜사가 퀘이드에게 제공한 꿈이라는 설정이 더 재미있다. 영화를 퀘이드의 꿈으로 간주한다면 영화 전체가 퀘이드의 내면적 공포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아내 로리의 말에 따르면 퀘이드는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남자다. 시골 출신일 수도 있고, 슈월츠네거의 악센트를 반영한다면 해외 이민자일 수도 있다. 숲과 호수의 경치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윈도우에, 로봇이 조종하는 무인 택시. 이는 미래의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삭막한 도시 생활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

로보캅 RoboCop (1987)
냉전으로 인한 핵전쟁의 공포, 신자유주의, 불안한 치안과 고용 불안정 등 당시 미국 사회에 팽배하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꼬집는 사회 풍자 블랙 유머 SF의 걸작. 그 가운데 국경의 차이를 넘어서 와닿는 영화의 핵심적 질문은 '인간의 자아'에 대한 탐구이다. 사이보그로 부활한 알렉스 머피는, 인간의 뇌가 그대로 갖고 있긴 하지만 사후에 테크놀러지를 이용해 재생된 경우이기 때문에 정확히 인간 그대로의 뇌라고는 볼 수 없는 상태. 결국 고도의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복원된 뇌'라고 여길 수 있는데, 그와 같은 경우라면 알렉스 본인이 스스로를 알렉스로 여기는 것인 생물학적 인간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기억을 토대로 인식'하는 후천적 자아에 가까울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임을 확신하는 것의 본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