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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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Brazil (1985)

브라질 Brazil (1985)

멧가비|2017년 10월 12일

주인공 샘 라우리는 홀어머니와도 사이가 나쁘지 않고 그럭 저럭안정적이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직장에 다니는 소시민이다. 그런 그에게 있는 단 하나의, 그러나 너무 추상적이고 거대한 고민은 바로 "진짜"가 주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지 않을까. 그 한 가지가 그의 삶 전체를 부정하고 그의 모든 환경을 가짜로 규정짓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라고는 공장 굴뚝에 그려진 그림으로나 볼 수 있는 회색의 콘크리트 도시. 집은 맘 편히 쉬는 대신 숨막히는 관료제 세계관의 또 다른 통제 대상일 뿐이며, 하나 뿐인 혈육인 엄마는 자연스러운 노화를 거부하고 진짜 얼굴을 조금씩 가짜로 교체하고 있다. 즉, 샘에게는 돌아갈 곳은 커녕 그가 태어난 "자궁"마저 상징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가

몽상과 삶의 경계에서, 블레이드 러너 (1982)

인간은 생존의 욕구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갈 이유를 찾기도 하고, 어떻게 생존할까에 관해 고민하기도 하죠. 사실 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문명이 발달된 지금도 많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먹고 사는 문제, 생존에 대한 문제로 대화가 이어지곤 하니까요. 여기서 생존의 고민을 이기다 못해, 왜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이유조차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많구요. 한편으로 생존에 대한 고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는 것이 생존이 아니라, 남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되는 존재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거죠. 대표적으로 오아시스가 있겠습니다. 인터뷰에서 Live Forever의 노래의 의미를 설명하며 자신의 삶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타카 Gattaca (1997)

가타카 Gattaca (1997)

멧가비|2017년 8월 21일

태생적 한계에 의한 사회 진출의 제약. 고정된 사회 계급에서 오는 불평등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을 지배, 피지배 계급으로 분류한다는 설정은 엘리트주의 우생학이 만연한 디스토피아를 은유한다. 그러나 [블레이드 러너]에서 노예 취급을 받는 레플리컨트들과 달리, 이 영화의 하층 계급들은 복제인간 따위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인공성이 부여된 이들이 지배 계급을 이룬다. 그런 점에서는 [블레이드 러너]의 안티테제이기도 하다. 2010년대 현실에 대입해보면 취준생의 공포일 수도 있겠다. 빈센트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회적 루저"임에도 불구하고 제롬에게서 빌린 신분만으로 충분히 자아실현을 완성한다. 영화에서 말하는 "적격자"라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셸 Ghost in the Shell (2017)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셸 Ghost in the Shell (2017)

멧가비|2017년 7월 25일

전화위복인 걸까. 기존 [공각기동대]의 원작이나 오시이 마모루의 95년 극장판에 큰 애착이 없었기 때문인지 되려 아예 별개의 작품으로 놓고 보기가 어렵지 않다. 되도록이면 실사 작품을 조금 더 선호하기도 하고. 사이버펑크 장르라는 게 그 누적된 역사에 비해 다루는 주제의식은 일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냉정히 감안하면 이제와서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기도 멋쩍어진다. 스토리와 설정은 파격적인 재해석 대신, 기존 작품들에 있던 것들을 조금씩 그러모아 짜깁기 하는 방식을 택했으니 그 역시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힘들다. 대신 이 영화에는 연출과 각본의 빈곤함 대신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화려한 도시의 이미지가 마지 짝퉁 명품 선물의 포장지처럼 영화를 덮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