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Brazil (1985)
By 멧가비 | 2017년 10월 12일 |
주인공 샘 라우리는 홀어머니와도 사이가 나쁘지 않고 그럭 저럭안정적이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직장에 다니는 소시민이다. 그런 그에게 있는 단 하나의, 그러나 너무 추상적이고 거대한 고민은 바로 "진짜"가 주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지 않을까. 그 한 가지가 그의 삶 전체를 부정하고 그의 모든 환경을 가짜로 규정짓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라고는 공장 굴뚝에 그려진 그림으로나 볼 수 있는 회색의 콘크리트 도시. 집은 맘 편히 쉬는 대신 숨막히는 관료제 세계관의 또 다른 통제 대상일 뿐이며, 하나 뿐인 혈육인 엄마는 자연스러운 노화를 거부하고 진짜 얼굴을 조금씩 가짜로 교체하고 있다. 즉, 샘에게는 돌아갈 곳은 커녕 그가 태어난 "자궁"마저 상징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가
배트맨 포에버 Batman Forever (1995)
By 멧가비 | 2018년 10월 30일 |
팀 버튼이 재창조한 조커와 펭귄이 각기 금주법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에서 온 듯한 시대착오 악당이었던 것과 달리, 이 영화의 리들러는 시리즈 최초의 과학 악당이다. 시리즈를 일신하려던 긍정적인 시도였을 것이다. 팀 버튼의 고딕 멜로는 애초에 흉내도 못 낸다며 한 발 물러서는 겸허함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수준이 뚝 떨어진, 역시나 시리즈 최초로 악당짓 해서 짭짤하게 돈 좀 벌자는 세속적인 주접 악당이 등장했으니 바로 투 페이스. 토미 리 존스의 투 페이스는 자타공인 언급할 가치도 없는 싸구려 양아치 악당이지만, 그의 완력에 빌붙은 리들러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많은 가능성이 보인다. 오히려 현대에 시사하는 바가 더 많은 캐릭터다. 짐 캐리의 리들러는 코믹스와 달리 수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By 로그온티어의 혼란스런 세계관 | 2018년 2월 6일 |
저는 정말 클로버필드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째 시리즈가 갈 수록 제 맘에 안 들어요. 제가 괴물영화를 좋아해서 클로버필드를 좋아하는데, 후속작들은 괴물호러 영화와는 다른 것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디는 사이코 스릴러로 가고 어디는 SF스릴러로 가버려서 원작 [클로버필드] 속 괴물영화적 특성은 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는 지상에 괴물이 나온 이유를 설명하지만, 괴물 영화라기 보다는 SF스릴러에 가깝습니다. 후반에는 클로버필드 패러독스가 스스로 차용한 설정을 이용하여 주인공의 고뇌와 인간애의 의미를 동시에 끌어냅니다. 그리고 [라이프]처럼 찬물을 확 끼얹습니다. 영화는 지루하지 않습니다. 우주선 안에 일어나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고민하고, 자꾸 해프닝이
미니언즈 (Minions, 2015)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5년 7월 29일 |
2015년에 카일 발다, 피에르 꼬팽 감독이 만든 슈퍼 배드 시리즈의 외전 작품. 내용은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세상에 존재해온 미니언들은 슈퍼 악당을 보스로 섬기겠다는 일생일대의 목표를 세우고 오랜 세월 동안 방랑을 하다가 툰드라 지역의 동굴에 정착을 해서 평화롭게 살았지만, 평화에 지처갈 때쯤 케빈이 나서서 그들 종족의 꿈을 이룩하기 위해 슈퍼 악당 보스 찾기 원정을 떠날 것을 결심하고 스튜어트, 밥과 함께 3인 파티를 이루어 동굴 밖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슈퍼 배드 시리즈의 스핀오프작으로, 본편의 주인공 그루를 따르는 미니언들이 주역으로 나온다. 미니언 떼거지는 거의 개그 조연에 가깝고, 실제 주인공은 케빈, 스튜어트, 밥 등의 보스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