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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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posts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 (1978)
주인공 영걸에 대해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죽음으로부터 사랑받는 남자. 죽음에게서 선택 받고, 죽음을 이기는 "의지"를 배우고, 죽음으로 하여금 사랑에 빠지게 만들도록 유혹해 죽음을 회피하고, 죽음으로 가는 길의 길잡이로 지목 당하지만 그 "의지"로서 마침내 죽음을 정복해버린다. 뭔가 추상적이고 장황한 얘기 같지만, 정확히 이 영화의 플롯이 그러하다. 그렇다고 영걸이 삶을 의미하는 역설적 캐릭터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영걸은 숫총각, 삶을 생산하는 행위를 경험해 보지 못 한 자다. 그리고 영걸은 살려할 때 죽음을 만나고 죽으려 할 때 삶을 만나는 자. 즉, 인간 생명의 어떠한 교착 상태를 아이러니하게 상징하는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무지 결론 내릴 수 없는 플롯과 짐작 조차 못
번 애프터 리딩, 2008
코엔 형제가 희대의 달변가라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별 거 없는 이런 상황 속으로 별 볼 일 없는 이런 인물들을 끌어 들이며 능수능란한 솜씨로 이 이야기를 매듭짓는 꼴을 보니 과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와 를 통해 웨스턴 속 전형적 영웅주의를 제거했던 코엔 형제. 이번엔 그게 <007>로 대표되는 에스피오나지 장르다. 그래, 사실 에스피오나지 장르는 웨스턴 보다 더 영웅주의에 대한 강박이 심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 본드'든, '제이슨 본'이든, '이단 헌트'든. 언제나 멋진 수퍼 스파이 영웅들이 등장해 세상을 구하는 게 일상인 장르 아닌가. 그러나 이런 에스피오나지 장르 역시도 코엔 형제의 해부절제술을
호신술의 모든 것, 2019
이상하게도 난 동네마다 꼭 하나씩은 존재하는 태권도장이나 검도장 등에 어릴 때부터 신비함을 느껴왔다. 태권도나 검도가 모두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무예들이기에 신비로운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아니, 그런 종류의 신비로움이 아니라 그 공간과 그 분위기가 주는 신비 말이다. 방어술이든 호신술이든 간에 어쨌거나 타인을 공격해 제압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고, 특유의 사제계급 문화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정말 곳곳에 있지 않은가. 어릴 적 나는 그런 곳이야말로 남파공작 간첩이나 비밀 스파이들이 은신해 있기 딱 좋은 곳이라고 느꼈었다. 하여튼 무도장은 언제나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라는 이야기. 그래서 옛날에 이라는 영화 나왔을 때도 진짜 신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기생충 (2019)
기택 가족은 다단계 판매 업자들처럼 서로를 엮어 가며 남의 저택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일확천금의 욕망 까지는 아니었겠으나,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구체적인 야망 없이 불쑥 시작한 계획이라는 점에서는 더 나을 것도 없다. 그런 어리석음 역시 자본주의의 폐단이요, 하고 영화는 얄밉게 너스레 떤다. 발단은 이러하다. 수석(壽石)이 집에 들어온다. 귀인이 찾아들 듯 어느 날 뜬금없이 말이다. 그러나 산수경석이니 온갖 해몽을 갖다 붙여도 돌은 그냥 돌이지. 하이스트 무비 방불케 하는 절륜한 협잡으로 상류층의 집을 점거해도 하류층은 그냥 하류층이다. 상류층들은 누가 선 넘어오는 걸 싫어하거든. 그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계급이 나뉘는 자본주의 사회 현대판 계급제의 실체다. 아닌 척 하면서 살 뿐이지 그거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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